문자 보내듯 송금하는 ‘뱅크월렛 카카오’
9월 출범 앞두고 보안성 심의 중
해킹 등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 살펴

 

앞으로 결혼식 축의금이나 모임 회비 등의 소액 송금과 결제는 카카오톡으로 문자 보내듯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이 국민·우리 등 14개 은행, 금융결제원과 손잡은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 일명 ‘카톡뱅크’가 곧 출범하면 이 같은 소액 송금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가상의 지갑(wallet)을 만들어놓고 카카오톡 친구끼리 문자 주고받듯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먼저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자신의 은행계좌를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송금이 가능하다. 하루 최대 충전할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이며 한 사람에게 10만원까지만 보낼 수 있다. 뱅크월렛 카카오로 받은 돈은 뱅크머니 전환용 별도 계좌로 입금되며 바로 제휴 관계를 맺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다만, 인출은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뱅크월렛 카카오의 상용화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송금·결제를 할 수 있어 편리해진다. 국내 가입자만 2000만 명을 넘는 카카오톡은 금융결제원과 은행들이 지난해 선보인 모바일 이체·결제 서비스 ‘뱅크월렛’을 활성화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뱅크월렛 서비스가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보안’이다. 공인인증서를 탈취하거나 비밀번호를 해킹해 발생하는 피싱·스미싱 같은 금융 사고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일각에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교폭력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금융 당국은 철저한 보안성 심사를 통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 18일 금융결제원과 참여 금융사들은 지난 18일 보안성 심의를 금융감독원에 신청했다. 금감원은 앱 설치하는 것부터 별도 계좌 개설, 이체, 환급 등 모든 과정의 보안성을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심의는 두 달 이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에서도 IT 기업들이 속속 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적인 금융사 중심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은 2011년 모바일 결제 서비스 ‘구글 월렛’을 선보였고, 페이스북도 최근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모바일 결제와 금융 서비스 등 전자화폐 서비스를 취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 6월 재테크 펀드 상품 위어바오를 출시해 가입자 1억 명을 모아 돌풍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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