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녀’ 내세운 롯데리아 CF…여성들 “기분 나빠”
‘개념녀’ 내세운 롯데리아 CF…여성들 “기분 나빠”
  •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7.18 14:58
  • 수정 2018-01-10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플링 바라지 않는 여자=개념녀’ 인가?
여성혐오·개념녀 코드 내세운 광고 문제

 

롯데리아가 새로 선보인 TV 광고가 ‘여성혐오’와 ‘개념녀’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리아의 ‘하루종일 부담없는 착한메뉴 : 사랑한다면 편’ 광고 영상 캡쳐.
롯데리아가 새로 선보인 TV 광고가 ‘여성혐오’와 ‘개념녀’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리아의 ‘하루종일 부담없는 착한메뉴 : 사랑한다면 편’ 광고 영상 캡쳐.

롯데리아가 새로 선보인 TV광고가 ‘여성혐오’와 ‘개념녀’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6월부터 ‘하루종일 부담없는 착한메뉴 : 사랑한다면 편’ 광고를 공중파 TV에 내보내고 있다. ‘부담 없는 가격’을 콘셉트로 한 메뉴를 알리기 위해 ‘데이트비용’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것.   

광고는 한 연인이 운동화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여성이 신발에 반지를 그려놓고는 “다 됐다. 커플링”이라고 하자, 남성이 “우리 진짜 커플링할까?”라고 연인에게 묻는다. 그러자 이 여성은 필요없다는 듯이 “아니, 난 이게 더 좋은데”라고 답한다.

여기서 남성은 분명히 “커플링 할까?”라고 물었다. 그러나 여성은 마치 남성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거절한 것처럼 묘사돼 있다. 커플링 비용은 당연히 남성이 전부 부담해야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듯한 뉘앙스다. 

광고 마지막 흐르는 내레이션은 광고가 ‘개념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사랑하는 사람끼린 부담을 덜어줘야 하니까”라는 여성 성우의 내레이션이 바로 그것이다. 

 

롯데리아가 새로 선보인 TV 광고가 ‘여성혐오’와 ‘개념녀’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리아의 ‘하루종일 부담없는 착한메뉴 : 사랑한다면 편’ 광고 영상 캡쳐.
롯데리아가 새로 선보인 TV 광고가 ‘여성혐오’와 ‘개념녀’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내용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리아의 ‘하루종일 부담없는 착한메뉴 : 사랑한다면 편’ 광고 영상 캡쳐.

‘여성혐오를 혐오한다’를 쓴 우에노 치즈코는 ‘여성혐오’를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결코 인정하지 않는 여성의 객체화, 타자화로 정의했다. 과거부터 존재했던 이 여성혐오는 우리나라에서는 ‘된장녀’, ‘개똥녀’, ‘김치녀(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 등 ‘OO녀’로 범주화되며, 점점 더 노골적인 형태로 악화됐다. 여기에 ‘김치녀’가 아닌, 가령 더치페이를 하고, 외국인 남성과 사귀지 않고, 명품가방을 들지 않고, 도도하지 않은 여성은 ‘개념녀’라는 이름을 붙여 또 다시 구분 짓는다. 

롯데리아의 광고는 바로 이러한 ‘개념녀’를 전면에 내세워 제품을 홍보한다. 즉, 광고 속 ‘커플링 거절하는 여자=개념녀’인 셈이다.

이 광고를 본 여성들은 대부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박민혜(가명·36)씨는 “난 내가 전부 부담해 남자친구에게 커플링을 선물했었다”며 “광고는 마치 모든 여자들이 커플링을 받고, 남자에게 커플링을 바라면 마치 배려하지 않는 것처럼 묘사해 기분 나빴다”고 말했다. 

이서연(가명·26)씨도 “나도 은반지로 저렴하게 커플링을 마련했고, 주변에서도 남자친구와 비용을 반반씩 부담해 커플링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정연(가명·32)씨는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흔하게 접하는 ‘개념녀’ 프레임을 공중파 광고에서까지 접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이번 광고뿐만 아니라 TV 예능프로그램과 코미디 프로에서도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비하하는 여성혐오 코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미영(가명·28)씨는 “광고는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커플링을 꼭 해줘야 하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면서 “남자들도 기분 나빠야 하는 광고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