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수요 예측으로 예산의 12% 못 써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아이돌보미가 유아를 보살피고 있다. 아이돌보미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배정된 예산마저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울시
서울의 한 가정집에서 아이돌보미가 유아를 보살피고 있다. 아이돌보미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배정된 예산마저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서울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이 수요 예측을 잘못한 탓에 배정된 예산의 12%나 사용하지 않는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42억원 까지 총 708억원을 편성 받았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3 회계연도 결산’을 확인한 결과, 최종 예산 중 622억6900만원만 집행하고 85억4900만원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경예산을 초과하는 전체 예산의 12%를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아이돌보미가 시간제나 종일제로 가정을 방문해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국가예산이 지원돼 다소 저렴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어 매년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돌보미가 수요보다 적어 서비스를 원하는 돌보미를 연계받으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아이돌봄 서비스는 월평균 대기 가구 수가 2012년 794가구, 2013년 857가구, 2014년 953가구로 매년 증가 추세다. 수요자가 필요할 때 바로 서비스를 연계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예산도 매년 늘어났다. 

그러나 돌보미 신청은 늘어나는데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배정된 예산마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빗나간 수요 예측에 대해 1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예산결산 전체회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박동혁 여가부 가족지원과장은 “아이돌보미 사업 중 국가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소득이 높은 가정을 위한 돌보미 서비스 수요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며 “이를 예측하지 못해 불용액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5월 현재 예산의 44%가 집행되는 등 지난해처럼 과다하게 불용액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보미에 대한 처우가 열악해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박 과장은 “국가예산으로 지급되는 돌보미의 시급이 5500원에 불과해 민간 베이비시터로 옮기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는 돌보미들이 많아 수요를 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돌보미 양성 교육을 받은 후 활동하는 사람은 전체 교육생의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