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여성 후보 띄우기에 사활

 

7.30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들. ⓒ중앙선관위·각 후보제공
7.30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들. ⓒ중앙선관위·각 후보제공

이번 7·30 재보궐 선거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3곳에 여성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이들을 제대로 아는 게 관전 포인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0~11일 이틀 동안 7·30 재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은 결과, 총 55명 후보자 중 여성 후보는 9명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곳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미니 총선’ 성격을 띤다. 여야는 그만큼 사활을 걸었다.

여성 후보자가 나온 선거 지역 대부분에서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나경원(서울 동작을)·정미경(경기 수원을) 후보를,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은희(광주 광산을)·백혜련(수원을) 후보를, 통합진보당은 유선희(동작을)·윤경선(수원을)·임미숙(수원병) 후보를, 정의당은 문정은(광주 광산을)·이정미(수원병) 후보를 공천했다. 전통적으로 수도권 선거가 관심을 받은 만큼 ‘서울 동작을’ ‘경기 수원을’ 등 여성 후보들이 나온 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이 동작을에 전략공천한 나경원(50) 후보는 선거를 뛴 경험이 많다. 현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을 맡기 전 당 대변인을 시작으로 17, 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당대표 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친이계로 분류되며 대변인 경력 때문인지 개인적·정치적 소신보단 당 주류에 따르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스스로도 출마의 변에서 “선당후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이력에도 불구하고 정치력에 대한 평가보다는 외모로 인한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권은희(40) 후보는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가장 ‘핫’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2012년 대선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대선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청와대 개입을 폭로했다. 양심선언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공천받자 새누리당은 초반부터 ‘보은공천’ ‘국민기만형 공천’이라고 비판, 권 후보자는 이에 “언급하는 것조차 화가 난다”고 불쾌함을 나타냈다. 당 안팎에선 양심 선언자를 정치권으로 너무 빨리 데려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40세의 젊고 ‘양심적’인 이미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정의당도 광주 광산을에 여성 후보인 문정은(27) 후보를 냈다. 성공회대 26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문 후보는 20대 젊은 여성 후보다. 그러나 이미 당에선 청년부대표, 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위 부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치 행보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출마 사실을 밝히며 “광주 정치, 이제 판갈이 해야 합니다. 젊고 참신한 정치인, 키워주세요! 될 때까지 하겠습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경기 수원을(권선)은 여성 후보들 간의 대결 구도다. 새누리당, 새정치 후보 모두 검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정미경(48) 후보는 수원지검 검사를 사직한 뒤 정계에 입문했다. 검사 때인 2005년 2년간 여성가족부로 파견됐을 당시 여성학을 공부하며 여성리더십 관련 책 ‘여자 대통령 아닌 대통령을 꿈꿔라’를 내고 현직 검사로는 실명으로 부처 수장인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비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계 진출 후에는 대변인을 역임,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공천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새정치 백혜련(47) 후보는 새누리당 정 후보(고려대 법대)와 학과는 다르지만 같은 고려대, 수원지검 검사 출신이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나 지난 2011년 정치권에선 ‘양심선언 검사’로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 경기도당 여성위원장,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자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통합진보당 윤경선(49) 후보는 27년간 수원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해왔다. 대학 졸업 후 수원필립스전자 여공 생활을 시작으로 지역 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들 교육을 위해 칠보산청소년방과후지역 아동센터를 운영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에 출마 전엔 수원시 시의원으로 활동했다. 스스로는 지역 교육문제만은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자신, 급식 안전 검수단, 학교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경기도 수원병(팔달) 지역에는 진보정당들이 여성 후보들을 냈다. 정의당 이정미(48) 후보는 당 대변인 겸 부대표로 중앙당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대학 때부터 노동운동에 헌신, 진보정치를 위해 뛰었으며, 서울여성회 전문위원, 양성평등연구원에서 성평등 강사로 활동하는 등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했다. 통합진보당 임미숙(44) 후보는 지난 6·4 지방선거 때 수원시장 선거에 도전했다. 수원 팔달지역에서 살아온 임 후보는 수원당원협의회장으로 경기자주여성연대 상임 대표로 활동하며 지역 여성 현안 해결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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