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에서 ‘생산’으로 전환해야

 

4일 오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회 유엔글로벌콤팩트 Y-CSR 컨퍼런스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장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과 참가학생들.
4일 오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회 유엔글로벌콤팩트 Y-CSR 컨퍼런스'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장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과 참가학생들.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7월 초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주관하는 제2회 대학생 Y-CSR 콘퍼런스에 참여했다. 콘퍼런스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한국과 아세안(ASEAN) 대학생 1000여 명이 참여해 최근 기업 경영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6개의 분과세션 중 ‘윤리적 생산과 소비’ 세션의 좌장으로 참가해 세션을 이끌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윤리적 생산과 소비에 대한 실천 의지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세션 참가자들은 환경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기 위해 자원을 잘 활용하며,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각자의 소비 패턴을 변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윤리적 생산과 소비’란 환경을 살리고, 인권을 존중하며, 나아가 지역경제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전 지구적 환경오염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요, 철학이다. 이러한 ‘윤리적 생산과 소비’는 공정무역, 동물 보호 소비, 친환경 소비, 유기농 제품 소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지만, 그동안 환경 측면을 중시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대안이 재활용, 즉 ‘리사이클링(recycling)’이었다. 

최근에 이보다 ‘윤리적 생산과 소비’를 실천하기에 더욱 효과적이고 새로운 차원인 ‘업사이클링(upcycling)’이 주목받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원래의 용도 그대로 다시 전환해 사용하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원래의 용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말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업사이클링이란 ‘버려지거나 쓸모없는 물건을 새로운 제품이나 원래보다 더 나은 품질 또는 환경적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최근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타깃’이라는 대형 할인점에서는 타임스퀘어에 게재된 후 버려진 옥외광고 재료로 유명 디자이너가 1600개의 한정판 가방으로 업사이클링해 판매했다.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버려진 트럭의 방수 덮개로 방수 가방을 만들고, 에어백, 자동차 안전벨트 등 다양한 재료를 재활용해 패션 액세서리 제품을 만든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플라스틱 물병으로 전등과 집을 만들어 보급하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선보이면서 군부대에서 쓰다가 폐기 처분한 텐트·낙하산·군복 등의 소재를 재활용해서 패션 제품을 만든다. 이외에도 공장 산업폐기물·현수막·이월호 잡지 등으로 에코백·주머니 화분·인형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터치포굿’,  버려진 가죽·방수천을 가방·파우치 카드지갑·여권케이스 등으로 업사이클링해 판매하는 ‘리블랭크’와 ‘에코 파티 메아리’, 버려지는 재료로 새로운 형상의 가구를 제작해 판매하는 ‘패브리커’, 폐현수막으로 만든 상자 텃밭에 유기농 직거래 사업을 하는 ‘흙살림’의 ‘작은 텃밭 그로우백’ 등 업사이클링을 통해 윤리적 생산을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있다.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일상의 삶 속에서 각자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업사이클링의 창조가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윤리적 생산과 소비의 영역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다채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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