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선스 대형 뮤지컬 국내 상륙
성소수자 부성애 다룬 프리실라 초연…‘주목’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대형 뮤지컬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올여름 라인업은 국내 창작 뮤지컬보다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눈에 띈다. ‘프리실라’부터 ‘두 도시 이야기’까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뮤지컬을 모아봤다.
성소수자들의 사랑과 우정 ‘프리실라’
3명의 드래그퀸(여장 남자)이 등장하는 로드무비 ‘프리실라’를 뮤지컬화한 작품. 성소수자들의 삶과 사랑, 우정, 부성애를 다뤘다.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을 비롯해 신디 로퍼, 도나 서머 등 팝스타들의 7080 히트곡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뮤지컬에 첫 도전하는 배우 조성하가 트랜스젠더인 버나뎃 역을, 가수 조권이 게이 아담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꽉 조이는 보디수트와 머리 크기의 서너 배에 달하는 대형 모자, 높은 힐 등 파격적 의상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집중해보자. 국내 초연으로 7월 8일부터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50분.
비운의 천재 ‘모차르트’
국내에 빈 뮤지컬 붐을 일으킨 작품. 2012년 이후 2년 만에 선보인다. 각색, 연출, 무대 등 대대적인 수정 작업을 거쳤다. 초연 때 지적받은 작품의 완성도를 보완했다. 천재이기 전에 평범한 인간이길 원했던 모차르트의 내적 갈등에 집중했다. 임태경·박은태와 함께 모차르트 역을 맡은 박효신의 뮤지컬 연기도 주목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 역은 김소향·임정희·정재은이 맡았다. 6월 11일부터 8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70분.
개성 넘치는 고양이들의 향연 ‘캣츠’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가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랐다.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7000만 명이 관람한 캣츠는 94년 초연 이후 국내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가 등장해 저마다의 인생을 화려한 춤과 음악으로 펼쳐낸다.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화려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며 부르는 ‘메모리’(Memory)는 뮤지컬 ‘위키드’에서 엘파바 역을 맡았던 에린 코넬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6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60분.
아이돌군단의 화려한 탭댄싱 ‘싱잉인더레인’
무대 위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비와 감각적인 탭댄스 등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 진 켈리 감독·주연의 동명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1952년작)가 원작으로 국내에는 2003년 이후 11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슈퍼주니어 규현과 트랙스 제이, 엑소 백현(이상 돈 락우드 역), 소녀시대 써니(캐시 역), 천상지희 선데이(리나 역) 등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대거 출연한다. 사랑의 설렘과 자유를 보여주는 저녁의 장대비 내리는 거리 풍경은 주요 볼거리다. 다소 지루한 도입부와 가수 출신 배우들의 노래 비중이 적은 점은 아쉽다. 6월 5일부터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50분.
죽음을 초월한 사랑 ‘드라큘라’
아일랜드 소설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죽음을 초월한 드라큘라 백작의 사랑을 그렸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 스웨덴,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 공연됐다. 한국은 첫 공연이다. 배우 류정한·박은석과 함께 드라큘라 백작으로 분한 김준수의 연기가 주목된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 등 ‘지킬 앤 하이드’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했다. 7월 17일부터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러닝타임 170분.
초록마녀 열풍 일으킨 ‘위키드’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전 세계 3600만 명이 관람한 작품.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기발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베스트셀러를 무대에 옮겼다. 나쁜 마녀로 알고 있던 초록마녀가 사실은 불 같은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은 착한 마녀라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뮤지컬이다. 54번의 무대전환과 350벌의 화려한 의상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오리지널 무대의 첫 한국어 버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장기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10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70분.
여배우 활약 빛나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싱잉인더레인’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탭댄스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작품. 1930년대 대공황 시대 뮤지컬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여성 뮤지컬 배우가 역경을 딛고 스타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시골 처녀의 성공담이 조금은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스윙·그루브 넘치는 재즈 음악과 화려한 의상은 관객들의 즐거움을 자극할 것이다. 주인공 페기 소여(최우리·전예지)와 전 앙상블 배우들이 탭댄스를 선사하는 커튼콜은 백미다. 박해미와 홍지민은 최고 뮤지컬 스타였던 프리마돈나 도로시 브룩으로 분한다. 7월 8일부터 8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50분.
프랑스 대혁명 속 피어난 사랑 ‘두 도시 이야기’
영국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세 번째 공연.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격동기의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 남자의 순애보적 사랑이 웅장한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배우 서범석·이건명·한지상이 시드니 칼튼을, 정동하·박성환이 찰스를, 최현주·김아선이 루시를 연기한다. 남성 캐릭터에 비해 여성 캐릭터의 비중은 다소 낮다. 공연이 끝난 후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곡)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6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러닝타임 17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