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여성인력 활용 기업 인식 조사’
기업 67.2% “여성인력 활용 경영 성과에 도움”
‘업무공백·야근 등 업무상 제약’ 걸림돌 인식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은 되지만, 인력 채용을 더 늘릴 계획은 없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323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의 내용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여성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들은 늘었지만, 여성인력 채용에 소극적이고, 10곳 중 3곳은 승진에서도 차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공백과 경력단절이 여성인력 활용의 큰 걸림돌이라는 인식도 재확인됐다.
8일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기업의 67.2%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여성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이 10곳 중 6곳 이상으로 인식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러한 긍정적인 인식은 채용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신입 직원 채용을 살펴보면, 남녀 간 성비는 평균 75 대 25로, 신입 직원 중 여성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여성인력 채용 규모에 대해서도 84.5%의 기업이 ‘현행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여성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했다. 여성관리자·임원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81.1%의 기업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17.7%에 그쳤고,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1.2%로 나타났다.
실제로 승진에서도 여전히 남녀 간 차이가 존재했다. 남녀 간 승진 차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이가 있다’는 기업이 30.7%로 나타났다. ‘승진에 차이가 없다’는 기업이 69.3%로 훨씬 많았지만, 여전한 승진 차별도 확인됐다.
남녀 간 승진에 차이가 있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낮은 공헌도’(36.1%), ‘업무수행능력 부족’(24.4%), ‘리더십 부족’(21.8%)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관리자의 편견’(6.7%)이나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3.4%)를 꼽은 기업도 있었다.
또한 기업들은 여성인력의 강점으로 ‘성실성·책임감’(48.9%), ‘친화력’(44.9%), ‘창의성’(28.2%) 등을 주로 꼽았다(복수 응답). 반면, 남성에 비해 부족한 능력으로는 ‘외부 네트워크’(57.9%), ‘팀워크’(31.6%), ‘리더십’(23.2%) 등을 지적했다.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애로는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 및 경력단절’(44.6%)’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야근·출장 등에서 업무상 제약’(29.7%), ‘여성인적자원 개발·관리 노하우 부족’(18.6%) 등을 들었다(복수 응답).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출산·육아 관련 사회적 지원’(54.5%)’, ‘여성 리더십 교육 등 여성 관리자 육성 관련 교육 지원’(35.9%), ‘임신·출산·육아기 경력단절 예방’(17.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이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꼽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지원’은 10.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