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너무 비싼 아웃도어 제품…“외국의 40% 이상 비싸”
소비자단체협의회 “품질·기능 보다 광고 치중” 지적

 

지난 달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4 국제아웃도어 캠핑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둘러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달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4 국제아웃도어 캠핑 페스티벌’을 찾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둘러 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같은 아웃도어 제품이라도 국내 가격이 외국 가격보다 평균 50% 이상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인 아크테릭스와 마무트의 경우 해외 가격과 국내 가격이 평균 6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09년 2조 4300억 원에서 2013년 6조 4천억 원으로 2.6배나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과도한 광고, 가격 거품 논란, 제품별 기능성 차이 등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4일 국내에서 판매되는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조사 결과, 동일한 제품 간에도 유통경로별로 가격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5대 브랜드 일부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 백화점 판매가와 인터넷 쇼핑몰(최저가) 가격 차이가 평균 16.9%로 나타났고 특히 블랙야크의 경우 백화점 가격과 인터넷 쇼핑몰 가격이 평균 27.4%나 차이가 났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공정위에서 발표한 백화점 평균수수료율이 28.5%임을 감안한다면 제조사는 유통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유통업체인 백화점 판매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유통업체의 높은 유통마진이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가격이 높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산화도 원가에 해당하는 수입원가보다 유통수수료, 수입판매사 이익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등에서 23만9,500원에 판매되는 등산화의 경우 매출원가에 해당하는 수입원가는 5만7,055원(23.8%)으로 유통수수료(28.5%)와 수입업체의 이익(29.3%)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체 이익은 아웃도어 열풍에 따른 가격거품과 외국 브랜드라는 근거 없는 프리미엄이, 유통마진의 경우 기존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업종별 높은 수수료 체계가 결국 수입원가 대비 4배가 넘는 소비자가격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은 여타 제조업 산업군에 비해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제품의 품질과는 상관없는 각종 프리미엄에 따른 높은 소비자 가격 책정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대표 4대 아웃도어 업체에 대한 재무제표 분석 결과, 최근 5년간 매출액의 연평균 증가율은 25.1%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20% 내외로 섬유·의복제조업의 평균영업이익률인 3.1%보다 6.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2의 경우 2012년 영업이익률이 무려 30.1%에 달하고 최근 5년간 2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광고선전 비율도 4.9%로 제조업의 7.5배, 섬유·의복업의 12.6배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광고와 판촉비 비중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7.3% 증가한 반면, 동일기간 매출원가 비중은 3.6% 감소해, 제조사들이 제품의 품질보다는 광고선전에 더욱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업체들은 제품의 품질과 기능보다는 유명모델을 앞세워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높임으로써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는데 치중하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아웃도어 환경에 적합한 사양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데 더욱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도 과도한 유통마진을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 대책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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