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선언의 목표와 도전과제는 현재 진행형”
20년 전 베이징서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 선언한 힐러리는 불참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199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세계 여성운동의 중요한 전기가 된 제4회 베이징 세계여성대회가 열렸다. 베이징 세계여성대회에서 발표된 ‘베이징 선언과 행동강령’은 전세계 189개국에서 채택되었고 이후 각국의 양성평등 정책의 기초가 되었다. 베이징 세계여성대회 2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유엔여성은 ‘베이징 +20’ 캠페인을 시작하며 6월 26일 미국 뉴욕의 아폴로 극장에서 캠페인 발족식을 열었다.

유엔 관계자와 여성운동가 등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선 다양한 참가자들의 연설 및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이를 통해 베이징 선언 이후 20년간의 성과를 축하함과 동시에 성폭력과 가정폭력, 경제적 불평등, 교육, 여성 할례, 조혼 등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를 재확인했다.

 

‘베이징 +20’ 캠페인 발족식에서 연설 중인 품질레 음람보-응구카 유엔여성 총재. 
출처 : UN Women/Jennifer Graylock
‘베이징 +20’ 캠페인 발족식에서 연설 중인 품질레 음람보-응구카 유엔여성 총재. 출처 : UN Women/Jennifer Graylock
품질레 음람보-응구카 유엔여성 총재는 행사를 열며 “우리의 목표는 베이징의 정신을 상기시키고 여성 인권과 여성 임파워먼트, 양성평등이라는 우리의 과업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이라면서 “베이징에서 제시된 목표와 여성관련 12개 분야의 문제점들은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얀 엘리아슨 유엔 사무부총장은 “베이징 선언의 기본 메시지는 여성을 위한 평등과 동등한 권리, 동등한 기회, 동등한 참여가 우리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베이징 +20’ 캠페인 발족식에서 연설 중인 여성학자 글로리아 스타이넘. 
출처 : UN Women/Ryan Brown
‘베이징 +20’ 캠페인 발족식에서 연설 중인 여성학자 글로리아 스타이넘. 출처 : UN Women/Ryan Brown
관객들의 가장 큰 환호를 이끌어낸 여성학자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인류는 두 개의 날개를 가진 새와 같다. 그러니 하나의 날개가 부러진다면 누구도 날 수 없다”는 발언으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20년 전 베이징에서 "여성의 권리는 인간의 권리"라는 역사적인 선언으로 여성운동의 새 장을 열었던 힐러리 클린턴의 불참은 아쉬움을 남겼다.

‘베이징 +20’ 캠페인은 지난 5월 온라인(beijing20.unwomen.org)에서 먼저 시작됐다. ‘여성 권한 부여는 인류 권한 부여 : 그려내라!’(Empowering Women – Empowering Humanity: Picture It!)를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이번 캠페인은 베이징 선언과 행동강령 이후 양성평등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공유하고 새로운 20년을 위한 여성운동의 새 판을 짜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음람보-응구카 총재는 행사를 마치며 “2030년 이후 우리 손녀들은 ‘예전에 여성들이 차별을 받았다는데 진짜예요?’라고 질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꺼낸 후 “이는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미션이며 우리가 그 미래를 그릴 수 있다면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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