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치즈·숯불고기 넣은 ‘요리’ 같은 ‘김밥’ 열풍
한 줄에 4천원은 기본, 1만5천원 김밥도 등장
식품 안전성 따지는 소비자 요구 등으로 고급화

 

(위쪽 부터 시계 방향으로) ‘찰스숯불김밥’의 숯불김밥, ‘바르다 김선생’의 매운체육쌈김밥, ‘고봉민김밥人(인)’의 돈까스김밥. 사진=각 회사 홈페이지.
(위쪽 부터 시계 방향으로) ‘찰스숯불김밥’의 숯불김밥, ‘바르다 김선생’의 매운체육쌈김밥, ‘고봉민김밥人(인)’의 돈까스김밥. 사진=각 회사 홈페이지.

저렴한 재료로 만든 끼니 때우기용 분식의 대명사였던 김밥이 한 끼 식사로도 훌륭한 ‘요리’가 됐다. 한 줄에 1500~2000원짜리 한국식 패스트푸드로 취급받던 김밥에도 프리미엄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해부터 기존 김밥 가격의 두 배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김밥 시장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서울 압구정동에는 무려 1만5000원짜리 김밥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프리미엄 김밥이 내세우는 특징은 원산지를 표기하고, 조미료를 배제한 신선한 재료와 차별화된 맛, 다양한 재료에 있다. 숯불고기, 새우튀김, 크림치즈, 견과류 등이 김밥 속을 꽉 채운다. 최근엔 프리미엄 김밥을 전면에 내세운 프랜차이즈 김밥 전문점도 속속 등장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죠스떡볶이’로 알려진 죠스푸드는 지난해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 ‘바르다 김선생’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곳의 김밥은 최근 인기를 끄는 김밥처럼 밥은 얇게 깔고 나머지 속 재료로 채울 만큼 속이 꽉 찼다. 

숯불에 직화로 구운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한 숯불 김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찰스 숯불 김밥’과 주문하면 즉시 만들어주는 엄마표 김밥으로 부산에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 중인 ‘고봉민김밥人(인)’, 현미로 지은 밥에 햄 대신 수제 소시지를 넣은 독일 소시지 김밥과 생고추냉이를 넣은 참치마요 김밥으로 인기인 ‘로봇 김밥’ 등은 프리미엄 김밥을 내세운 프랜차이즈로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지리산 산청에서 만든 천연 식초를 쓰는 등 재료에 신경을 쓰고 일반 김밥의 1.5배 크기인 리코타치즈 김밥 등 남다른 모양이 특징인 ‘킹콩 마더스 김밥’, 소불고기·새우튀김 등 다양한 속 재료를 가득 넣은 1만5000원 모둠김밥으로 유명세를 탄 ‘킴팝’, 캘리포이니아산 견과류와 네덜란드산 고급 에덤치즈 등 독특하고 고급 식재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김밥’ 등도 대표적인 프리미엄 김밥 전문점이다. 이곳들은 공통점으로 우수한 식재료를 표방하는 만큼 가격대도 기존 김밥의 두 배 이상인 4000~8000원 선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김밥에 대해 ‘한국식 패스트푸드’로 불리며 저가 간편식으로 취급받던 김밥의 재발견이라는 반응이 많다. 건강함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변화이자, 식품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비싼 김밥의 등장은 결국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틈새 전략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에는 김밥뿐 아니라 팥빙수, 단팥빵,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고급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먹거리가 하나의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어 프리미엄 음식 시장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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