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아닌 정보과학이 무기
섬세함 살리고 리더십, 전문성 갖추면
공직, 학계, 언론계 등에서 활약 가능
전쟁도 장비 위주였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전은 보다 치밀하고 과학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정보 과학전이다. 이 때문에 섬세함과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난 여성 안보전문가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크다.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17일 오후 서울 돈암동 성신여대에서 열린 ‘2014년 성신안보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성신여대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리더십과 관리능력, 전문성을 갖춘 여성 안보전문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명순 예비역 육군준장은 ‘국가안보와 여성안보전문가’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우리 역사 속 여성은 가야의 무장여군, 신라시대의 원화제도, 임진왜란 시기의 의병활동 등을 통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남성 위주의 군 조직에서 여성 전사들이 지닌 잠재력과 가능성, 네트워킹, 섬세함은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군사관후보생을 중심으로 리더십과 소통기술, 상담심리 기술, 역사과목 수강을 필수화해 여성 전사들을 양성 단계에서부터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계와 학계 내에서 여성 안보전문가를 전문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KIDA) 인력정책연구실장은 “안보전문가는 현역 군인뿐 아니라 국방부 공무원과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군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에 분포하고 있다”며 “전사로서 필요한 기질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여성들이 안보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1호 여기자’인 최현수 국민일보 기자는 “안보 전문가로서 여기자는 같은 기사를 쓰더라도 남자 기자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여성의 관점에서 풀어나갈 수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언론계에서 여성 안보전문가로서의 여기자를 육성하는 특별한 과정이 없어, 본인 스스로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군사 영역은 ‘절대적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군사 전문가는 군 경험을 바탕으로 해 종합적 식견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학군단 후보생들은 생각의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