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구매한 러닝화… 교환·환불 구입처에서만 가능?
작년 이맘때쯤 미국에서 러닝화를 구매했다. 국내에서 보지 못한 색상이기도 하고 신어보니 너무 편해서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신은 지 6개월쯤 됐을 때 운동화 천과 뒤꿈치가 맞닿는 부분이 닳았다.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닿는 부분에는 구멍까지 생겼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집 근처 매장에 방문해 수선을 요청했더니,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은 수선 대상이 아니며, 유상으로도 수선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데, 교환·환급은 구입처를 통해서만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선 역시 전 매장에서 접수를 받지만 본사 판정이 필요할 수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구입처에서만 접수하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해외 제품이나 아웃렛, 온라인상에서 구매한 제품의 경우 교환, 환급, 수선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미지 때문에 당연히 애프터서비스(AS)를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구입할 텐데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2007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신발류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례 총 701건 중 25%인 177건이 필자가 구입한 브랜드사와 관련해 발생했다. 내구성과 에어 파손 등 품질에 관한 불만이 상당수였다. 이렇게 불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브랜드는 아직까지도 수선과 관련한 AS 기준이 국내기업에 비해 훨씬 까다롭다.
타 글로벌 브랜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에 운동화 수선을 맡겼다가 색깔이 다른 원단으로 수선된 신발을 받았다는 소비자들도 있다. 고객센터에 따르면 원단이 없다는 게 그 이유인데, 이에 대한 사전 설명도 부족하고 신상품의 원단 재고가 없다는 것도 고객서비스 관점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
앞서 언급한 운동화의 경우,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해외에서 구입한 경우엔 정품 매장에서 샀다는 영수증이 있으면 수선 문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가까운 매장에 접수하면 본사에서 수선 가능 판정 후 수선까지 유상으로 10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앞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름만 믿고 운동화를 구입하지 말고, 수선과 관련한 AS 등을 꼼꼼히 미리 체크해야겠다. 해외 매장이나 온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때는 정품인지 확인하고, 구매 시 영수증을 꼭 챙기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