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귄터 벨치히 독일 놀이터 전문 디자이너

 

‘어떻게 놀아야 잘 노는 걸까? 좋은 놀이터가 따로 있나?’

놀이터, 익숙한데도 낯선 말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놀이터 자체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귄터 벨찌히(73)는 놀이와 노는 공간에 대한 질문을 수십년 간 던져왔다. 유럽에서 독보적인 놀이터 디자이너로 알려진 그는 산업 디자인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익히고 놀이터 제작에 뛰어 들었다. ‘놀이기구 없는 놀이터’, ‘황무지와 놀기’, ‘물의 정원’, ‘모빌 파크’ 등 그가 만든 놀이터들은 이름부터 여느 놀이터와 다른 파격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 놀이터를 스케치북 삼아 입체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친 지 40년. 그가 광주시의 초청으로 '2014세계인권도시포럼' 참석 차, 처음 한국을 찾았다. 24일 서울 시민청에서 ‘나의 놀이터 디자인’ 강의를 막 끝낸 귄터를 만났다.

진짜 놀이는 아이들 스스로 만든다

“아이들의 본성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걸 가지고 노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즉흥적이에요. 단순히 신발을 터는 것도 아이들에겐 놀이가 될 수 있어요. 아이는 어른들이 예측하지 못한 자신만의 방법과 규칙을 찾아 놀이를 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걸 원치 않기 때문에 어른의 환경으로부터 아이들을 울 밖으로 쫓기 위해 놀이터를 발명해낸 것이죠.” 2차 세계대전 때 태어난 그는 당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쓰임별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놀이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덴마크의 거대한 놀이성, 영국의 배로 만든 놀이터 등 어른들이 놀이터를 만들 때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배, 잠수함, 우주선 이런 놀이기구는 다 어른이 원하는 거고 아이들에겐 중요하지 않아요. 진짜 놀이는 아이들의 머리에서 나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형태에 치중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주는 게 더 중요합니다.”

 

자신이 만든 거울 놀이터에 앞에 선 귄터. ⓒ귄터 벨찌히 제공
자신이 만든 거울 놀이터에 앞에 선 귄터. ⓒ귄터 벨찌히 제공

떨어지도록 놔두면 떨어지지 않는다

귄터가 생각하는 놀이터는 삶을 배우는 실험실이다. “논다는 건 삶을 배워가는 방식입니다. 물리적인 움직임을 배울 수 있어야 해요. 놀이터는 어디서 숨고 어디서 뛸 수 있는지 같은 기능이 중요합니다. 또 기술, 건축 등 아이들한테는 놀이를 통해 얘기해줄 게 많아요.” 그가 만든 미로로 만든 놀이터, 도르레로 물의 원리를 배우는 놀이터 등은 몸을 움직이면서 기술, 건축 등의 원리를 배울 수 있게 만들어졌다. 더불어 그는 놀이터가 사회를 익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놀이를 통해 같이 소통하는 법을 알게 해줘야 합니다. 독일도 아이가 하나인 집이 많은데 애들이 나와서 같이 놀다보면 몇 분 만에 가족처럼 되지요.”

부모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안전에 대해서는 과유불급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떨어지도록 놔두면 아이는 떨어지지 않는 법을 배웁니다. 애들은 선천적으로 무엇이 위험한지 알고 있어요. 놀이는 실수도 하고 실험도 할 수 있어야 해요. 놀이터를 만들 때는 안전에 관해 최대한 고려해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애들이 위험을 느끼게 해줘야지 위험을 제거하면 안 됩니다. 살면서 어려운 문제는 결국 자기가 해결할 수밖에 없고, 아이도 자기가 해결하는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그는 안전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간섭보다 은근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은 감시 받길 원하지 않습니다. 몰래 숨어서 이야기도 하고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동시에 미로 같은 걸 만들더라도 아이들이 '나는 안전하고 항상 나갈 수 있다'고 인식하게 해줘야하지요. 이를 테면 어느 지점에선 아이가 안보이지만 시선만 바꾸면 다 보일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합니다.”

놀이터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

1993년 귄터는 장애인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처음 맡았고 이후 장애인을 위한 놀이터를 많이 제작해왔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놀이터가 장애인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장애인을 우리와 분리해서 놀게 할 순 없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 우리 모두는 장애인에요. 정상적인 4살도 10살을 위한 놀이터에서 노는 데는 지장이 있고, 반대로 6살 어린이를 위한 환경에서 12살은 제대로 놀 수 없지요.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놀이공간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이용 가능하도록 만든 특별 그네나 시소, 회전목마에 일반인도 모두 즐겁게 탈 수 있지요.”

장애인 뿐 아니라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부모들이 노는 걸 지켜보며 ‘오 잘하네’하는 것은 아이들이 원하는 게 아닙니다. 놀이터에서 부모들은 감시자가 아닌 친구가 되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놀이기구는 어른도 이용할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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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벨찌히 제공

한국 어린이에게 딱 맞는 눈높이 필요해

“광주에서 서울로 오며 10일간 한국의 놀이터를 구경했는데 우리나라에 한국식 놀이터가 없다는 것이 쇼크였습니다.” 귄터에게 한국에 온 소감을 물었더니 뜻밖에도 외국인의 입에서 ‘한국스럽지 못함’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디자인을 하면서 내가 줄곧 중요하게 여긴 것은 눈높이입니다.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 때 나는 앉아서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지요. 마찬가지로 한국에선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듯 한국의 시각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5천년 넘은 문화국가입니다. 유럽은 2천년, 미국은 2백년밖에 안됐는데 왜 농가 놀이터, 탑 모양 놀이터 같은 것은 없고 서양식 놀이밖에 안 보입니까. 아이들이 놀면서 우리 것, 우리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도록 해줘야 해요. 놀이터는 정신적인 것 같은 민감한 요소들이 어딘가 숨겨져 애들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합니다.”

청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귄터는 인터뷰 내내 일흔셋의 나이가 무색하게도 목소리와 행동 하나하나에 힘이 넘쳤다. “아직도 애들에게 어떤 놀이터가 좋은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요.” 40년 외길을 걸어왔음에도 겸손하고 솔직한 말로 인터뷰의 말문을 열었던 귄터. 어린 아이를 만나면 귄터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멈춰서 일일이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죠. 그래서 더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가 가진 젊음의 비결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서 오는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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