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공약도 ‘안전’이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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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5.28 17:49
  • 수정 2014-05-3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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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이슈 부상한 4년 전 선거와 견줘 여성정책 후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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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정당이 약속한 여성관련 공약은 ‘안전’ 차원에서 접근한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여성’과 ‘보육’을 중심으로 각 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중앙정책’에서 여성공약을 살핀 결과다.

새누리당은 ‘가족행복’, ‘복지체감’, ‘국민안전’ 정책 등에서 여성공약을 일부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 안심 귀갓길을 골목까지 확대하고 여성 1인가구를 위한 원룸건물 방범인증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보육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어린이 보호구역과 도시공원, 놀이터 등 전국 2만4860개소에 CCTV 설치를 늘린다는 내용을 약속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등하교길 안전 강화를 위한 ‘아이 맘 편한 엄마지킴이단’을 구성, 운영한다는 내용을 공약했다. 이 당은 ‘공공성 강화로 안심 보육을 실현’ 한다는 보육공약을 10대 정책 하나로 포함시켰는데 구체적으로 국가와 지자체의 국공립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을 2015년부터 매년 1000개소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골목안전’과 ‘골목복지’를 키워드로 여성정책 두 가지를 제시했다. 각 정책의 세부공약으로는 1인 가구 여성을 위해 공유주택을 제공하고, 성범죄자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스쿨존을 집 앞까지 확대하는 내용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구립산후조리원을 설치하고, 한국형 마더센터를 설립해 육아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내용도 공약했다. 이 당이 공약한 아동주치의제 도입은 관내 소아과, 가정의학과 등과 협약을 맺고 0~12세 아동에 한해 1년에 2회씩 주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통합진보당은 여성1인 가구, 한부모가족 등이 밀집된 지역을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하고 집중순찰 하겠다고 공약했다. 보육관련 정책으로는 △아동치과주치의제 시행 △산모와 신생아 가정방문 건강관리서비스 무상 지원 등을 공약한 게 눈에 띈다.

상대적으로 군소정당은 여성공약을 전면에서 제시했다. 특히 녹색당은 10대 정책에서 성평등 정책과 교육․돌봄 공약을 명시한 유일한 정당이다. 세부적으로 △채용과정에서 성차별 금지 준칙과 시민신고제 도입 △공공장소에서 성형과 다이어트 과대광고를 금지하는 조례 개정 △혐오폭력피해자에 대한 의료지원 △다문화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바우처 도입 등을 공약했다. 그밖에 공동육아 나눔터, 부모배움터, 생태놀이터, 동네 돌봄망 만들기도 약속했고 기존 육아수당은 아동수당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국공립보육시설을 최소 동마다 3개 이상 건립해 ‘내 집 앞 국공립 어린이집’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지역의 의무보육시설이나 민간시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육공약으로 기초단체마다 보건소 산하에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겠다는 정책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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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반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여성․보육공약은 안전을 키워드로 제시됐는데 이는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회적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선거로 이어지며 공약에도 반영됐다. 이런 분위기가 여성공약의 축소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 기간에는 무상복지, 보편복지가 선거이슈를 주도하며 보육과 일자리 정책이 비중 있게 제시됐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어차피 이슈가 안전문제에 집중돼서 여성관련 공약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 "공약을 주로 개발에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게 여성에게 얼마나 유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당별 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10대 중앙정책’을 보면 별도 여성공약은 빠진 경우가 다수고 정책의 세부공약에서 여성정책을 일부 찾을 수 있다. 그나마 그렇게 제시된 여성공약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여성정책과 접점도 크지 않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28일 제안한 여성정책 의제는 △여성정책 추진체계 마련 △지역소재 여성정책 연계기관의 위상 강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매매 집결지 폐쇄 △돌봄의 공공성 확대 등을 뼈대로 하고 있어 ‘안전보육’ 위주로 제시된 각 당의 여성공약과 차이가 있다.

최연혁 한국외국어대 정치학 교수도 "여성공약은 거의 실종이라고 본다"며 "성평등 정신을 이루려는 정책이 부재하고 여성공약이 있어도 형식적으로 끼워넣은 식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공약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개발공약 치중’과 ‘재원마련 미비’는 후순위로 밀려난 여성정책의 이행가능성마저 희박하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양대 정당이 이번 공약 이행을 위해 재원확보 방안으로 공언한 ‘세출 구조조정(새누리당)’과 ‘법인세 인상(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나치게 원론적이라는 평가다. 한국매니페스토운동본부는 지자체 공약의 80%는 여전히 개발공약으로 채워졌다고 분석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여성공약이 4년 전보다 질적 양적으로 많이 줄었다”면서 “각 정당은 세월호 사고 핑계를 대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정책을 만드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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