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성계, ‘여성혐오’ 키운 성차별적 사회 쇄신 주장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경험 공유하는 SNS 캠페인도

 

무차별 총격 사건의 범인인 엘리엇 로저의 모습. 범행 전에 올린 동영상 속 한 장면.
출처 : 유튜브 동영상 캡쳐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무차별 총격 사건의 범인인 엘리엇 로저의 모습. 범행 전에 올린 동영상 속 한 장면. 출처 : 유튜브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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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슬라비스타에서 발생한 22세 대학생 엘리엇 로저의 무차별 총격 사건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 사건으로 로저 본인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사망하고 7명이 큰 부상을 입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비극적 사건 이후 사건의 배경과 범인의 성장 과정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범행 전에 여성에 대한 적개심을 표현한 살인 예고 동영상을 올리고 범행 계획안을 작성하는 등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로저는 유튜브에 게시한 동영상에 다들 대학 시절을 즐기는데 자신만 계속 혼자인 것이 공평하지 않다면서 “내게 평생 고통을 안겨준 만큼 모두를 고통받게 하겠다. 나를 거절하고 깔보면서 다른 남자들에게 자신을 바치고 나를 인간 쓰레기 취급하던 여자들 모두에게 마땅한 벌을 내리겠다”고 주장했다.

미국 여성계에선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살인’으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여성 뉴스 블로그 ‘페미니스팅’의 설립자 제시카 발렌티는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엘리엇 로저의 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여성혐오 현상을 젊은 청년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로 치부하는 성차별적 사회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미니스트 칼럼니스트 로리 페니도 ‘뉴스테이츠맨’에서 “지금까지 백인 남성의 테러는 정신적 문제를 가진 개인의 일탈로 간주되고 용서돼 왔다”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적 범죄를 ‘극단적 여성 혐오주의’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있다. 스태트슨대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 퍼거슨은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엘리엇 로저가 여성혐오주의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행동을 여성혐오 문화 탓으로 돌린다면 고립되고 정신적 문제를 가진 젊은이가 학살자가 된 진짜 이유를 놓치고 말 것”이라 지적했다.

범인을 거절한 여성에게 초점을 맞춘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이 여성을 사건의 원인으로 취급하는가 하면 신원 찾기에 나서고 여성의 사진까지 노출시키는 등 보도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에서는 로저의 동영상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집단적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예스올위민’(#yesallWomen)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괴롭힘과 성적 학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 사회의 잘못된 여성혐오주의를 지적했다. 한 어머니는 “19년 동안 딸에게 성폭행 당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쳤다”며 “하지만 여러분은 아들에게 성폭행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데 얼마나 시간을 들이는가?”라고 질문했다. 한 여성은 “우리는 뚱뚱하거나 못생겼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성폭행은 아니지만 온라인상에서 위협을 당하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인터넷 트롤’(인터넷상의 악성 댓글러)을 그냥 무시하라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사라 베닌카사는 ‘데일리비스트’에 ‘예스올위민’ 캠페인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여성들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성폭행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지만 남성들은 이런 공포를 모르고 있다”면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두려운 일이라는 것을 더 많은 남성들이 깨닫는다면 그들도 자신들의 행동을 고치게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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