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전체 평균소비성향 4.6%p 하락
50대 이상 소비 하락 기여분 2.2%p
과도한 교육비 지출...노후대비 저축 제약
노후 대비를 위해 대부분의 연령계층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늘어나는 기대 수명에 비해 은퇴 시기는 변화가 없어, 은퇴 후 생활유지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6일 공개한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평균소비성향은 10년 전인 지난 2003년에 비해 4.6%p 하락했다. 소비성향이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킨다.
특히 평균소비성향 하락은 50대 이상의 가구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03년과 2013년 사이 50대의 평균소비성향은 0.75에서 0.71로, 60대는 0.78에서 0.70으로, 70대는 0.94에서 0.76으로 떨어져, 전체 평균소비성향 하락의 기여도가 2.2%p를 차지했다. 반면 20대는 0.75에서 0.74로, 30대는 0.76에서 0.71로, 40대는 0.80에서 0.77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보고서는 이같은 현상이 노후 불안 때문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0년 이후 해마다 기대수명이 0.45세씩 증가하고 있지만, 은퇴시기는 이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과도한 교육비 지출이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을 제약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2003∼2013년 평균을 냈을 때 한국의 40대는 처분가능소득의 약 14%를 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2.1%)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고서를 쓴 권규호 KDI 연구위원은 “대부분 연령계층에서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다”며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지속가능한 소비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30~40대의 교육비 지출이 과다한 점과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향후 이들 세대가 고령층이 되는 시기에는 민간소비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