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2002년 결성된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단체
소녀들을 노예시장에 파는 것이 알라의 뜻? 전 세계 충격

 

SNS에서 시작된 Bring Back Our Girls(소녀들을 돌려주세요) 캠페인에 참여한 세계 유명 인사들. 왼쪽부터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총리, 소녀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배우 엠마 왓슨.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SNS에서 시작된 'Bring Back Our Girls'(소녀들을 돌려주세요) 캠페인에 참여한 세계 유명 인사들. 왼쪽부터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총리, 소녀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배우 엠마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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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BackOurGirls' 트위터

최근 세월호 사건으로 힘없는 학생들이 희생된 데 이어 나이지리아에서도 300명에 가까운 여중생들이 보코하람(boko haram)에 의해 그들이 머물고 있는 학교에서 집단 납치되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져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힘없는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만행에 의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그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하람이라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한 납치 사건이 최근 수년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보코하람이 어떤 단체인지 먼저 살펴보자. ‘보코’(boko)는 하우사(Hausa)어로 ‘문자’(alphabet)를 뜻하며, ‘하람’(haram)은 이슬람 언어에 기원을 두고 있는 말로 ‘불법행위’를 의미한다. 하우사어는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주로 거주하는 종족 집단인 하우사족이 사용하는 언어로 하우사인들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문자’는 서구식 알파벳을 뜻한다. 풀이하면 ‘서구식 문자를 사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또는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라는 뜻으로 서구의 기독교 신봉은 물론 서구식 교육을 받는다든지, 서구식 의료기술을 행한다거나 혜택을 받는 일과 같이 서구와 관계된 모든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이들이 서구와 관련된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그것이 이슬람이 아닌 기독교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며, 그들이 경험했던 식민지배와 관련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작년 2월에 나이지리아에 파견돼 의료봉사를 벌이던 북한 출신 의사 3명이 보코 하람으로 추정되는 집단에 의해 살해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이 단체명이 말해주듯, 이들은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 2002년 결성됐다. 이들은 나이지리아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에 기초한 ‘순수’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주장하며 서구식 행태를 보이는 모든 집단과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해오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제압하려는 정부군과의 대립으로 지난 5년간 4000여 명의 희생자를 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무고한 민간인들까지 살상하게 되자, 미국은 2013년 11월에 공식적으로 보코 하람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들이 소녀들을 납치한 이유는 서구식 교육 시스템에서 교육 받는 소녀들을 자신들이 구출해 이슬람교로 개종시켜 구원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 비친 소녀들의 모습을 보면 소녀들 중 일부가 코란을 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테러범들은 소녀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했고 이로 인해 자유와 평화를 얻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그간 이들이 정부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정부군이 포로로 체포한 자신들의 동료들과 맞교환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는 즉각 이 요구를 거부했다. 이 단체는 만일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번에 납치된 소녀들을 노예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알라의 뜻이라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다.

보통 이슬람은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로 알려져 있다. 이슬람을 믿는 대다수의 나라들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여러 행위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동영상에 등장한 소녀들처럼 여성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차도르라는 천으로 얼굴을 항상 감싸야 하고, 외간 남자와 접촉은 물론 눈도 마주쳐서는 안 된다. 또 일부다처제로 한 명의 남편 주위에 많은 부인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이슬람권의 여성은 항상 차별받고 남성에 의해 지배받으며 어떠한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특히 서구의 언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슬람은 결코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가 아니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Quran)에서는 여성을 차별하도록 하는 어떤 제약이나 금기가 결코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문구가 있는데, 이를 이슬람을 믿는 각 나라들이 제각기 달리 해석해 확대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여성 억압은 이슬람 종교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사회의 문화적 특징이나 전통 가치관, 사회 분위기와 관련된 것이다.

일례로 얼마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들의 자동차 운전조차 금지됐었다. 이와는 반대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으며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터키에서 모두 투표를 통해 여성이 수상으로 당선됐다. 이와 같이 이슬람교의 해석이 나라마다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장하는 보코하람은 이슬람의 본래 교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것을 악용해 여성을, 그것도 어린 여학생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이번 사태로 보코하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통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본래 평화의 종교로 어떠한 형태의 폭력과 범죄를 용인하지 않는 만큼, 보코 하람은 이슬람을 대변하는 집단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집트와 파키스탄의 이슬람 단체는 물론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알카에다까지도 이들에게 등을 돌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이지리아 대중이 궐기해 보코 하람의 위협을 근절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장에 과격한 성향의 이들을 박멸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조너선 굿럭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구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서아프리카 안보정상회의에 나이지리아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이 참가해 추후 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적극적인 군사행동 여부보다 정보를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섣부른 군사 개입으로 서구 문명에 반기를 드는 이슬람 단체들이 또다시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테러 행위를 일으킬 경우 이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사안이 시급한 만큼 앞으로 있을 서아프리카 안보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슬람을 악용하고 힘없는 여성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악행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이러한 굴레에서 여성들이 해방되는 것이 나이지리아의 국가 성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인구 1억8000만 명의 세계 인구 수 7위에 달하는 국가로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수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여성이 비로소 그들의 억압과 차별로부터 해방될 때 한 인간으로서 여성들은 그들의 꿈과 능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나이지리아 역시 그 발전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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