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27일 제주국제컨벤션서
70∼80개국서 1000명 참가
“BPW 세계대회에선 거상 김만덕과 제주 해녀를 조명하는 특별한 세션이 열립니다. 김만덕은 17~18세기에 비즈니스 우먼의 아이콘으로 활약하면서 기근으로 굶어 죽어가는 제주도민을 구휼한 의인입니다. 제주 해녀들은 경제활동을 하며 집안을 일으켜 세운 강인한 여성들이었죠.”
전문직여성(BPW) 한국연맹 이인실(53·청운국제특허법인 대표변리사) 회장은 요즘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28차 세계대회 막바지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월 23∼27일 제주국제컨벤션에서 열리는 BPW세계대회에선 김만덕‧제주해녀 세션을 비롯해 40개 세션이 열린다. 이번 세계대회에는 프레다 미리클리스 세계연맹 회장과 페이 자한 아라 인도 공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전 세계 70∼80개국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이 회장은 “3년마다 열리는 세계대회는 각국 대통령이 후원하는 행사로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 치러진다”며 “기업인, 벤처사업가, 전문직 종사자 등이 모여 여성 권익과 기업 내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써온 BPW한국연맹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김만덕과 제주해녀는 곧 제주의 상징”이라며 “여성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해온 강인한 여성들”이라고 평했다. BPW한국연맹은 2011년 프레다 미리클리스 세계연맹 회장이 취임한 후 ‘비즈니스를 이끄는 역량 있는 여성(Empowered Women Leading Business)’이란 슬로건 아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만덕은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해온 거상일 뿐 아니라 흉년으로 기근에 처한 도민들을 구제한 자선가로 조선시대에 이런 여성이 있었다는 게 놀라운 일입니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김만덕을 새롭게 조명하며, 전 세계 BPW 회원을 대상으로 김만덕상 수상자를 선발하게 됩니다.”
이 회장은 특히 “제주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야 한다”며 “제주해녀는 한국 고유의 강인한 모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보존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 중 한 곳인 BPW세계연맹은 1930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돼 전 세계 90개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가입해 있으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1급 자문역 지위를 갖고 있다. 회원 수는 4만여 명. 유엔 내 여성지위위원회 설립, 1975년 여성의해 선포, 세계여성대회 개최 등 국제여성단체, 유엔 여성기구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연맹은 1968년 창립됐으며 전국적으로 25개 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BPW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날(equal pay day)’과 ‘여성권한강화원칙(WEP)’ 활동으로 유명하다. 한국연맹 역시 두 가지 활동에 역점을 둬왔다. ‘빨간 핸드백’ 캠페인으로 잘 알려진 이퀄페이데이는 매년 정규직 여성이 남성과 같은 임금을 받기 위해 추가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날이다.
BPW한국연맹은 여성권한 강화를 위해 공동 개발한 ‘여성권한 강화원칙’을 기업에 홍보해 조직 내 의사결정권을 가진 여성 임원을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국내 기업 100곳이 WEP를 지키겠다고 서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 회장은 우리나라 세 번째 여성 변리사로 28년 변리사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한국여성변리사회 회장, 한국상표학회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