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안방극장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분한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베일에 쌓인 20대 후반 마취의부터 한복 장인을 꿈꾸는 엽기녀에 생활력 강한 신입 형사까지 각양각색이다. 남성캐릭터들을 뛰어넘는 인기로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 여성 캐릭터를 살펴봤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 배우 진세연은 천재 탈북의사 박훈(이종석 분)의 첫사랑인 송재희와 20대 후반 마취과 의사 한승희 등 1인2역을 맡았다. 1~2회에서 송재희는 극 초반 중심을 끌고 간다. 평양의대에서 만난 박훈과 미래를 약속하지만 수용소로 끌려가며 이별을 맞이한다. 5년 후 장기 이식 환자와 수술 의사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하지만 다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박훈이 남한으로 넘어와 병원에서 만나게 되는 한승희는 첫사랑 송재희와 닮은 외모로 그를 흔들어 놓는다. 정체가 베일에 감춰진 인물로 박훈과 갈등을 벌이며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닥터 이방인’이 남북이념 갈등과 권력자에 대한 복수를 주로 다룬 드라마지만 한 남자가 그의 여자를 찾기 위해 벌이는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진세연이 맡은 두 캐릭터의 비중은 크다. 박훈과 갈등을 벌이면서도 그를 돕는 한승희라는 인물의 진실을 지켜보는 것은 이 드라마의 관전포인트다.
한복장인 꿈꾸는 미운오리 ‘장보리’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장보리(오연서 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한복 장인이라는 꿈을 그리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20대 초반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촌스러운 단발머리와 엄청난 식성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보리는 20년 전 한 사건으로 인해 새엄마 도씨(황영희 분)와 함께 성장했다. 도씨와 도씨의 친딸 민정(이유리 분)으로부터의 냉대와 무시를 감내하며 자란 그녀는 모든 것을 언니 민정에게 양보해야 하는 미운오리새끼 신세다. 이런 그녀이지만 한복을 만드는 일에서만큼은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 ‘왔다! 장보리’는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으로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두 딸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보리와 민정의 한복 장인을 향한 경쟁 구도를 비롯해 모녀의 화해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과정은 드라마의 흥미를 더할 것이다. 한복 명인 박술녀 씨로부터 직접 바느질 기본 교육을 받은 배우 오연서의 솜씨를 보는 것도 재미다.
오지랖 왕 강남경찰서 신입 경찰 ‘어수선’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대기업 팀장 ‘소미라’
‘닥터 이방인’과 동시간대 방영 중인 KBS 월화드라마 ‘빅맨’에서 현성그룹 팀장 소미라(이다희 분)는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현성그룹 후계자인 동석(최다니엘 분)의 연인인 그는 현성가의 사생활을 책임지고 있다. 갑자기 그의 앞에 지혁(강지환 분)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무난했던 일상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지혁은 동석의 심장이식을 위해 입적된 현성가의 가짜 아들이다. 미라는 동석을 위해 지혁을 희생시키려는 충동을 느끼지만 지혁의 인간적인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내주게 된다. 지난 6일 방송된 4회에선 소미라가 지혁과 동석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동석이 미라에게 청혼을 하며 본격적인 삼각구도가 전개되는 상황. ‘빅맨’은 고아로 자라 밑바닥 인생을 살았던 한 남자가 재벌 그룹의 장남이라는 새 삶을 얻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미라와 지혁, 동석 세 사람의 팽팽한 긴장 관계 속에서 부조리에 맞서는 등장인물들의 분투는 극의 몰입도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