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이후에도 멀기만 한 모로코의 양성평등
‘아랍의 봄’ 이후에도 멀기만 한 모로코의 양성평등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5.07 08:23
  • 수정 2014-05-10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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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법 개정 논쟁에서 공개 살해 위협까지
CEDAW 비준, 헌법 개정 불구 여성 차별 제도 여전

 

상대 진영에 공개 살해를 명령하는 영상 속의 셰이크 아부 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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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진영에 공개 살해를 명령하는 영상 속의 셰이크 아부 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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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동영상 캡쳐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 모로코 정치계가 상속법 개정안을 놓고 분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혁주의자 진영인 야당이 남녀에게 동등한 지분의 상속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상속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집권당 세력인 이슬람주의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모로코는 헌법 개정을 통해 남녀 간 동등한 권리를 인정하는 규정을 헌법에서 명시하게 됐지만 여전히 율법 ‘샤리아법’의 강력한 제약 속에서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대립은 국회를 벗어나 공개 살해 위협으로까지 번졌다. 카사블랑카 형사법원은 최근 이슬람주의자 셰이크 아부나임에게 징역 1월에 벌금 500다함(약 70만원)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기소의 원인은 좌익 야당인 사회주의연합(USFP) 드리스 라슈가르 총재에 대한 공개 살해 명령 때문이다.

라슈가르 총재는 지난해 12월 상속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혁주의자 진영은 상속법 개정을 새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의 적용으로 보는 반면 이슬람주의자 진영은 이를 ‘샤리아법’에 대한 위반으로 여겼다. 아부나임은 유튜브에 게시한 동영상 경고장에서 라슈가르를 ‘신성모독’으로 고발하고 공개 살해 명령을 내렸다. 모로코 인권운동가들은 ‘살인 교사’가 아닌 단순한 ‘명예훼손’ 혐의만 적용한 이번 판결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했다.

재판은 끝났지만 남녀동등 상속권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슬람법에서 부모 사망 시 여성 자녀의 상속분은 남성의 절반, 남편이 사망했을 때는 전체 유산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보수 법학자들은 “일부다처제나 상속 등에 관한 사항은 율법이기에 누구도 수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주의 법학자들은 “경전을 해석하는 데 신에 대한 믿음과 숭배의 문제는 계속 고수해야 하지만 요구조건 중 일부는 사회적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1993년 6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을 비준한 국가로 “국제조약에 반하는 법을 개정하고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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