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전국여성위원회 “지역구 30% 여성 의무공천 이행하라”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의원들과 6·4 지방선거 여성 예비후보자들이 이번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헌 8조에 명시된 ‘지역구 30% 여성 의무공천’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울시당을 비롯해 17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여성 의무공천 이행 노력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여성을 기망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와 여성 국회의원 일동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 정치의 가면을 쓰고 정치적 기득권을 강화하는 행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패권주의적 행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당에 헌신해 온 능력 있는 여성들을 외면하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직권을 남용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 새누리당 당직자였던 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의 신망 있는 여성 후보를 2인 선거구 ‘나’번에 배정하고 있다”며 “기초선거구를 여성의무추천선거구로 정해놓고도 여성 후보를 남성 후보와 경선시키거나 ‘나’번에 배정하는 사례들이 서울, 경기, 인천, 충북, 충남에서 무수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의무추천선거구에 여성을 ‘나’번에 배정하는 것은 당선 불가능한 지역에 여성 공천을 해놓고 생색내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의원들은 “왜 여성 후보들은 언제나 연대와 통합의 희생양이 돼야 하냐”며 “19대 총선에서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가 단일화 명분 앞에 낙마해야 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지분은 없다’던 지도부의 공언과 달리 지분 요구 때문에 의정활동 평가도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들이 공천을 못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새누리당이 서울과 영남 등 당선 가능한 지역에 여성 기초단체장 공천을 단행한 것과 우리 지도부의 여성 공천에 대한 조치는 이유야 어떻든 국민에게 극명하게 대비돼 보여주고 있다”며 “새누리당에 훨씬 못 미치는 여성 공천, 과거 민주당 시절인 2010년보다도 못한 여성 공천으로 어떻게 ‘새 정치’라고 얘기할 수 있냐”며 날을 세웠다.
이들은 여성의무추천선거구가 기초선거구인 경우 여성 후보를 반드시 ‘가’번에 배정하고, 여성의무추천선거구임에도 여성이 ‘나’번인 경우 재심을 통해 ‘가’번에 배정할 것, 광역지역구 여성 후보자는 최대한 단수 후보로 선정할 것, 경쟁력 있는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들을 최대한 단수 후보로 선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앞서 4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와 6·4 지방선거 여성 예비후보자들과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젠더정치연구소, 한국여성정치연구소 등 여성단체들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 30% 여성의무공천 이행’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여성들이 경선할 만큼 지금의 정치 현실과 문화 기반이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당헌을 만들어서 여성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제도의 무력화를 위해 여기저기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 후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새 정치를 표방했을 때 핵심적인 내용은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정치, 사회적 약자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새 정치”라며 여성의무공천 30%가 안 된다는 이유는 “남성 중심적인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논리다. 반드시 30% 의무공천을 실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 기초·광역 여성 출마자들은 “여성 의무공천 30%를 이행하라”며 촉구하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당사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6일간 당사 2층 복도에서 밤샘 시위를 벌였다. 윤명화 민주여성지방의원협의회(민여협) 상임대표와 한명희, 서정순 서울민여협 공동대표 등 20여 명은 서울시의 광역선거구 96개 중 26개 선거구에 여성이 공천 신청을 했고 이 수는 30%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 여성 후보들에게 현격한 결격사유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원 공천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역위원장들의 반발로 여성 30% 의무공천 이행을 계속 보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