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1923년 어린이도 노동자처럼 약자란 취지로 '어린이날' 첫 제정
어린이는 4.19 혁명의 숨은 주역... 주체성 신뢰해야
스스로 한 생각이 현실에 반영되는 경험 많이 하게 해주는 게 중요

 

이주영 대표는 올 2,3월 책으로 행복한 교실이야기, 어린이 문화 운동사를 잇달아 발간했다.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이주영 대표는 올 2,3월 '책으로 행복한 교실이야기', '어린이 문화 운동사'를 잇달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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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2011년 암 투병으로 30년간 해온 교직 생활을 떠나 은둔해야했던 이주영(60) 어린이문화연대 대표가 돌아왔다. 전화위복일까. 3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개똥이네 놀이터, 개똥이네 집’ 기획편집위원, 서울대공원 명예동물원장 등을 겸임하며 어린이문화운동 최전선에서 활약중이다. 올해 2, 3월에는 수십년간 어린이와 함께 해온 노하우를 담아 ‘어린이문화운동사’,‘책으로 행복한 교실이야기’를 연달아 출간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가.

“내가 본 어린이는 가장 밝은 기운이 많은, 밝은 생명의 존재다. 우리가 쓰는 ‘어린이’라는 말은 ‘어린, 어른, 늙은’에서 나온 어른과 아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본 표현이다. 어린이도 사람이기 때문에 주체성이 있다. 어린이들이 4.19 혁명의 주역으로 참여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고등학생이 많았지만 초등학생들도 있었고, 총에 맞아 죽은 아이도 여럿이다. 항거를 많이 했던 수성초등학교의 경우는 폐교 조치까지 내려지기도 했다.”

- 시대마다 어린이에 대한 개념이 다른 것 같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에는 어린이가 ‘어른의 부속품’이었다. 그러다 조선말 ‘내 안에 하느님이 있다’는 동학사상에서, 여자나 아이나 신분의 귀천 없이 ‘독립된 인격체’로 보며 어린이 운동이 시작됐다. 천도교를 중심으로 방정환 선생님이 소년회를 만들고, 어린이 잡지도 내는 등 여러 경험을 쌓게 했다. 처음에는 어린이들도 노동자들과 같은 약자로 보아 어린이날을 5월 1일로 만들었었다. 1923년 노동자의 날, 첫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그러다 전쟁 이후 아이들이 고아가 많아지고 어려워지니까 ‘복지’라는 개념이 들어왔다. 60년대 지나서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해야하는 미성숙한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고, 80·90년대에 와서는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어린이를 ‘인적 자원’으로만 보기 시작했다. 부모들도 자신을 먹여 살릴 능력을 가진 존재로 잘 키워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늘었다.”

- 어른이 어린이에게 해줘야하는 것은 무엇인가.

“학부모와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 스스로 주체로 설 수 있는 사회·문화·제도 등 환경을 만들고, 공간과 시간을 주는 것이다. 어른들이 너무 손대면 안 된다. 아이들이 주체성을 살릴 수 있게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가능한 많이 살려주는 게 좋은 교육이다.

하지만 안전에 관한 건 알려줘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불안함,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해선 안 된다. 그런 경험을 어른이 허용해줘야 다음에 조심하게 되니까. 놀이터도 너무 안전한 것만 만들 필요 없다. 원래 놀이는 모험이다. 떨어져도 다치지 않게 만들어주면 된다. 육체적인 안전성을 지켜주는 것 외엔 다 아이들의 주체성을 살리는 쪽으로 가야한다. 어린이 운동은 아이들을 주체로 세우는 운동이다.”

- 도시에선 아이들의 놀 곳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든 논다. 놀이법 자체를 제안할 필요는 없다. 놀 수 있는 시간만 주면 아이들은 즐겁게 놀 수 있다. 아이들은 노는 시간을 주면 가장 즐거워하고 최대한 힘을 소모시킨다. 이건 학년에도 차이가 없다. 아이들이 잘 못 노는 경우가 있다면 그건 놀이의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 거다.

지금 어른들이 짓는 가장 큰 죄는 아이들에게 놀 시간을 안 주는 것이다. 90년대에 성적표를 없앴지만 영어 등이 공교육으로 들어오면서 2000년대 이후 부족한 것은 사교육쪽에서 채우는 경향이 생겼다. 80,90년대에는 전체 아이들이 사교육을 가진 않았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전체 아이들이 밤 늦게까지 학원을 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농촌에 있어도 풀이나 나무 등을 모른다. 아침부터 밤까지 지식 교육에 묶어두는 게 요즘의 가장 큰 문제다.”

-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찾아 보기 힘들다.

“어린이 문화는 아이들이 창조하는 것과 어른들이 만든 것을 감상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체험활동이 늘어나면서 겉으로는 체험이지만 속으로는 어른들이 만들어서 주는 것이 늘고 있다. 아이들을 단순히 가르치는 대상으로 봐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떡을 만든다고 할 때, 떡 찍는 걸 가르치고선 그대로 찍게 하는 건 창조가 아니다. 쑥을 어떻게 뜯는가 연구하게 하고, 무슨 떡을 만들지 결정하고, 자기들이 모양도 만들게 해야 창조성이 들어간다.

어린이문화연대는 가능한 한 창조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부산어린이국제영화제의 경우, 7회부터는 아이를 집행위원으로 넣어서 어른과 똑같이 투표권을 주고, 사회도 아이들이 보게 했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어린이 명예위원들의 자리를 마련해서 의견을 스스로 쓰게 하고, 써 낸 것을 바로 실현할 수 있게 해줬다. 아이들이 의논할 수 있는 건 아이들이 의논하게 하고 가능한 한 제안한 대로 해줘서 내가 말하고 생각한 게 현실에서 반영된다는 걸 경험하게 해주는 활동들이 필요하다.”

 

2일 어린이운동문화사 출판 기념 강연에서 이주영 대표가 100호를 맞이한 부모 잡지 개똥이네집 발간을 축하하고 있다.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2일 '어린이운동문화사' 출판 기념 강연에서 이주영 대표가 100호를 맞이한 부모 잡지 '개똥이네집' 발간을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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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 어린이문화연대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지향점을 가졌는가.

"독서와 글쓰기는 초등교육의 가장 바탕이고, 교육의 시작이며 끝이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에는 책이나 언어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고 또 쉬운 방법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만 가지고 아이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다른 문화도 다같이 삶에서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연대를 하게 됐다.

어른들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새천년 어린이선언을 보면 생명 존중, 배려, 평화 등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를 공유하는 단체들이 모여 좋은 책, 좋은 노래, 연극, 영화, 놀이 등을 통해 삶에서 문화를 구현하는 활동을 한다. 2010년에 시작한 어린이 문화연대는 60개 단체들이 가입해 30-40개 단체가 활발히 연대하고 있다."

- 부모 잡지 ‘개똥이네집’과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가 100호를 맞았다.

"출판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도 100호가 됐다는 건 반가운 일이고, 앞으로 계속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해줬다. 이 잡지는 부모도 함께 보는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실 좋은 부모가 있어야 좋은 교육이 이루어진다. ‘어린이문화운동사’는 '개똥이네집'에 연재했던 것이다. 어른들이 어린이 문화에 대한 생각과 관심이 넓혀졌으면 좋겠어서 딱딱해도 책 제목에 '문화 운동'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뒀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끝까지 어린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어린이들을 위해 종합 어린이문화공간, 노래 마을이나 그런 문화시설을 실제로 구현하고 싶다. 문화협동조합들을 지역별로 만들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같이 나누고, 아이들이 마을·가정·학교나 국가·인류에 대해 어려서부터 동등한 인격을 가지고 발언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계속 만들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회활동을 하기 힘들게 되면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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