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지도자들과 우리나라 여성지도자들이 서울에서 만났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춘호)이 지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힐튼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한일 양국 여성지도자 교
류 세미나에서다. 이날 행사에는 하마유키 토시코 일본 공명대 대표
대행과 모리야마 마유미 일본 국회의원을 비롯해 총 4백여명의 일본
여성지도자가 참석했으며, 우리측에는 총 6백여명이 참석해 대성황
을 이뤘다.
대회 명예회장이던 대통령부인 이희호 여사는 이 행사에서 축사와
함께 기조강연까지 맡아 눈길을 끌었다. 여성단체가 주최하는 행사
에서 이 여사가 기조강연을 하기는 김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 이 여
사는 기조강연을 통해 “20세기 가장 큰 성과는 여성참정권 획득이
었고, 앞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도 여성의 정치분야 진출문제"라며
“이젠 남성에 의해 주도된 지난 100년 역사를 바꾸어야 할 시점이
고, 새로운 천년의 희망은 그동안 남성 주변에 머물렀던 여성에서
찾아야 한다”면서“역사적으로 급격한 변화에너지는 주변에서 나왔
고, 여성의 힘으로 지금의 남성중심 논리를 화해와 협력으로 바꿔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이 여사는 또 여성단체들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각정당이 정치분야에서 여성할당제를 잘 지킬 수 있도
록 견제하고, 앞으로 여성의 정치적 비전을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
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특별강연을 맡았던 모리야미 마유미 일본 국회의원은 “여성은
정치를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시아에선 특히 강한 것 같
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생활전반이 정치와 밀접히 관련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보다 깨끗한 여성이 정치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이라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류세미나는 새천년을 향한 여성정치지도자의 정치세력화와
21세기 여성의 가치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을 주제로 진행됐
다.
'최진숙 기자 jinschoi@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