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입증 안 된 젤라틴 캡슐 쉽게 구입 가능
해당 제품 접속 차단해도 주소 바꿔 계속 판매
소비자들 “미 FDA 인증나 코셔 인증 보고 구입”

 

서울 금천구 CJ대한통운 가산택배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터미널 내에 가득 쌓인 물품을 나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사이트를 통한 직접 구매(직구)가 늘면서 지난 1~2월 국제택배 항공 특송물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5% 늘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 금천구 CJ대한통운 가산택배터미널에서 택배기사들이 터미널 내에 가득 쌓인 물품을 나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사이트를 통한 직접 구매(직구)가 늘면서 지난 1~2월 국제택배 항공 특송물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5% 늘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해외 사이트를 통한 직접 구매(직구)로 건강기능식품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동일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고, 다양한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건강기능식품 구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해외 직구로 국내로 들여오는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의뢰해 대표적인 해외 직배송 쇼핑몰인 아이허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인 젤라틴 캡슐에 대해 ‘우피(소가죽) 유래’ 여부를 검사한 결과, 제품 20건 중 15건(75%)에서 우피 유래가 확인됐다. 현재 정부는 우피 유래 젤라틴이 포함된 제품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거쳐 제한적으로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혹시 모를 ‘광우병’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식약처에서는 미국 등 소해면상뇌증(BSE) 발생 36개국에서 생산된 우피 유래 젤라틴이 포함된 식품에 대해서는 수입건마다 수출국정부증명서를 확인한다. 가축전염병 우려가 없는 건강한 가축의 원피와 가죽에서만 유래되고, 뇌나 척수 등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에 교차 오염이 없도록 수집·운반·보관·처리되며, 적절한 젤라틴 제조 공정을 거쳐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직구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우피 유래 제품이 아무런 안전관리 절차 없이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검사 의뢰 20개 캡슐 제품 중 글루코사민(Glucosamine),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슈퍼엔자임(Super Enzyme), 마카(Maca), 프로폴리스(Propolis) 등 15개 제품이 우피 유래 젤라틴을 포함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제품들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인터넷에서 이들 캡슐 제품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남윤 의원 측은 “현행법으로는 사이트 전체를 차단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며 “하지만 상품 주소만 바꿔 계속 제품 판매를 하는 등의 꼼수가 발견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방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들어 있거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미국 정부가 현지 판매업체에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할 것을 요청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도 15일 해외 직배송 쇼핑몰에서 판매 제품 주의보를 내렸다. 식약처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식품 68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이카린 등 식품에 쓸 수 없는 위해 성분이 검출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기능 강화를 표방한 시알리프로는 이카린과 요힘빈이 캡슐당 각각 10.01㎎, 5.47㎎ 검출됐다. 이카린과 요힘빈은 식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제나드린 XT 엑스트림 서모제닉 등 6개 제품에서도 요힘빈이 캡슐당 0.19∼2.04㎎이 나왔다. 

식약처는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식품은 정식 수입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이처럼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구매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해외 직구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아이허브 등 대형 해외 직배송 쇼핑몰에서는 판매 제품이 어떤 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고 강조한다. 4년 전부터 해외 직구를 해온 회사원 김모(35)씨는 “해외 직배송 쇼핑몰은 대부분 미국에서 이미 판매 중인 제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직구 고수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증한 제품이나 유대인 청결식품 인증제도인 ‘코셔(Kosher)’ 마크가 있는 제품 같은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식품 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정부가 믿음을 주지 못해 불신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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