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서울시장 예비후보
시·시민·경찰을 삼각편대로 서울형범죄예방시스템 구축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 30%까지 확충할 것”
6·4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예비후보인 김황식(66)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63) 의원이 ‘백지신탁’, 병역, 안보관에 이어 나이 등을 두고 과격한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예비후보인 이혜훈(50) 최고위원은 16일 두 후보가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김황식 전 총리는 후보들 간 날카로운 경선 분위기와는 다르게 예의 그 여유로운 표정으로 기자를 맞았다. 그가 타 후보들과의 차별점으로 늘 강조하는 국회 청문회를 3번이나 통과한 자신감과 오랜 공직생활의 연륜 때문인가 싶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김 전 총리는 평생 법관의 길을 걸어오다 2005년에는 대법관에, 2008년에는 21대 감사원장에 임명됐다. 이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의 사퇴로 2010년 10월 제41대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이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4번째,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총리로 기록된 인물이다.
지난 9일 있었던 첫 TV 토론 이후 남은 6번의 TV·정책 토론회에 대해 “첫 번째가 탐색전이었다면 나머지 토론회는 콘텐츠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 시민들과 당원들의 평가를 받겠다.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몽준 후보는 7선의 최다선 의원에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분이고, 이혜훈 후보는 실력 있는 정책통입니다. 하지만 두 분 다 본선에 갈 경우 박원순 현 시장과의 싸움에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서울시민의 70% 이상이 정치가형이나 시민운동가형 시장보다 서울의 살림살이를 잘할 수 있는 서민행정 전문가형 시장을 원한다고 합니다. 저는 나라 살림을 총괄하는 총리를 지내면서 ‘명총리’ ‘명재상’이라 불렸습니다. 그것이 저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박원순 현 시장에 대해서도 “취약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형식이나 보여주기를 위한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박 시장이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해오면서 낙천·낙선 운동 등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위법행위를 하기도 했다”며 “저는 악법이라면 국민의 의견을 모으고, 국회의 절차를 통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박 시장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또 여성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치안이 결코 좋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여성들이 밤길에 안전하게 귀가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시장이 되면 특히 여성들이 안심하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등 범죄 취약지역 생활안전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성폭력 등의 범죄에 대비한 휴대폰 위기 호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시민·서울시·경찰을 삼각편대로 하는 서울형 범죄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김 전 총리는 국공립 어린이집 2배 확충을 포함한 복지공약을 내놓으며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의무사업장의 직장어린이집 설치율은 전국적으로 40%에 못 미치고 영유아를 둔 엄마들을 위한 수유시설도 절대 부족한 실정입니다. 학교, 병원, 대형마트 등 여성 근로자가 많은 시설부터 직장어린이집을 늘려가고, 제조업 등 소규모 사업장에 통합 어린이집 설치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그는 서울시 전체 어린이집 중 12%에 불과한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30%를 목표로 확충하고 학교의 빈 교실 등을 활용해 동별로 최소 3개 이상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출장형 보육서비스업’ 제도 마련도 제시했다. 이 제도는 맞벌이 부부의 야근이나 휴일 외출 등으로 보육시설이 감당하지 못하는 보육 수요가 늘고 있어 기존의 시설보육이 감당하기 어려운 보육수요에 대응하는 보육서비스 공급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보육과 육아, 교육에 부담을 줄여주는 각종 정책들이 실효성 있게 정착돼야 합니다. 여성들이 부득이하게 육아 때문에 직장을 중단하더라도 다시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그것을 위해서는 남성 위주의 사회 분위기나 생활방식, 시스템이 모두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