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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대학교 리더십 아카데미 선거전략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한

한.미 여성인사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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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정치경력으로 무려 12번이나 당선된 아시아계 유일의

연방의원 패스티 밍크가 손봉숙 대표와 함께 했다.

‘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손봉숙·전풍자 공동대표, 정학규 사무총장을 비롯하

여 지역회장인 권금옥(울산지회, 전 시의원), 김경천(광주지회, 광주

YWCA 사무총장·내년 총선 출마예정자), 남성희(대구지회), 이효숙

(구미지회), 임춘자(강남지회, 강남구의원), 정경자(안양지회), 김유임

(상임위원, 고양시의원), 송숙희(부산 사상구의원) 등 11명은 내년 총

선과 2002년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여성정치지도자 훈련을 주제로 미

국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지난 4월 독일 통일과정의 사회변

화와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한 독일 연수에 이어 두 번째 프로그램.

이번 연수는 미국 공보원(USIA) 초청프로그램과 메릴랜드대학교의

리더십 아카데미에서의 선거전략 연수프로그램 두가지로 나누어 진

행됐다.

USIA의 프로그램은 정치관련기관, 여성의원, 여성운동가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방문기관은 USIA을 비롯하여, 민주주의를 위한 전국재

단인 NED,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NDI, 최초

의 여성정치 관련기구인 전국여성정치연맹(NWPC), 여성후보 발굴,

교육은 물론 채택된 이슈의 법안화를 위해 로비활동을 하는 여성유

권자연맹 (LWV), 여성후보자 지원을 위한 모금기관인 에밀리스 리

스트(EMILY’S LIST), 정당 건물 전체에 1백년 동안의 여성참정권

획득을 위한 투쟁에 관한 자료를 보관 기록해 둬 마치 여성정치사

박물관 같은 여성정당 National Women's Party 등이다. 방문인사는

연방 여성하원의원인 공화당의 Morella의원과 민주당의 Mink의원,

여성운동가인 Flora Crater 등이다.

메릴랜드대학의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실시된 선거전략 연수는 강의

와 주의회 여성의원들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강의는 「리더십이

란 무엇인가?」, 「미국정부의 이론과 실제」,「여성과 정치」, 「장

벽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선거에 나서기, 선거에 나서기 권유하

기」, 「성공적인 선거운동 방법」,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 등

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필요한 내용들이었다. 여성의원들과의 패널토

의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진전이 있었는가?」와 「제가 승리했습

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를 통해선 주상원의원인 Jean W.

Roesser와 주하원의원인 Carol Stoker Petzold, H. Menes, Sharon

M. Grosfeld, Sue Hecht, Anne Healy, Barbara A Frush, Nancy

K. Kopp등 8명의 여성의원을 만났다.

“선거는 과학이다” 근거해 전략 세워

이번 연수는 참가자들에게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매우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선거전략 연수였다. 선거에 이기려면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계획없

는 선거운동이란 지도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계획이 없

으면 허둥지둥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준비가 충실해야 한다. 리서

치를 많이 해서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고 그것을 취합해서 계획을 짜

야 한다. 그 계획을 매일매일 진행해가면서 체크하고 수정보완해 가

며 충실히 실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는 과학이다. 과학적

분석이 없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지역사

회를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Flora Crater 씨의 집을 방문한 것

이었다. 50여 년을 한결같이 여성운동을 하고 있는 이 여성운동가는

지금도 직접 컴퓨터를 쳐서 1장짜리 지역신문을 월 1회 제작하여 배

포하고 있었고, 집안은 여성운동의 산실처럼 작업장화되어 있었다.

평생을 욕심없이 작은 지역사회에서 묵묵히 일해온 저 저력이 미국

여성운동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하니 큰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연방 여성의원 2명과 주 여성의원 8명과의 만남을 통하여 미

국의 많은 여성의원들이 50세가 넘어 정치에 입문하고 그중에 2,30

년씩 아직도 의정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볼 때, 50대

만 들어서도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 우리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

었다. 연방하원의원인 Morella와 Mink의원은 각각 13년, 23년의 정

치경력을 갖고 있는데, 임기 2년의 의원선거를 생각해 볼 때 각각 7

번과 12번 당선되었으며, 메릴랜드주 하원의원인 H. Menes는 34년,

그외 주의회 여성의원들 역시 거의 10년을 넘고 있었다. 이들의 오

랜 정치경력을 통해 쌓은 전문성과 자부심은 정치인으로서 감탄을

자아냈다. 아시아계 유일의 연방의원이며 70대인 밍크 의원은 “언

제까지 의정활동을 할 계획인지, 주변에서 물러나라고 하지 않느

냐”는 질문에 “나는 내 일에 흥미를 갖고 있다. 즐기고 있다. 지겨

우면 끝내야 한다.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계속할 것이다. 임기상 제

한은 있으나 연령상 문제는 없다. 내가 물러나야 할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이제 나는 공약하지 않는다. 유권자는 경력을 보고

투표한다”고 당당히 밝히기도. 반면, 브라덴스버그 흑인시장의 “공

직을 평생 갖지 말라.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줘라”, “누구를 잘 안

다는 것 등에 애착을 갖게 되면 이것이 부패의 시작이다”, “여러

분이 가진 영향력을 가지고 타인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정치철

학 역시 상큼하였고 공감되는 바가 있었다.

매월 지역신문 만들며 50년간 활동해 온 85세 여성운동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미국의 정치관련기관들의 역할과 노

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NED는 시민단체나 국제적인 여

성기구와 연대하여 여성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고, NDI는 정당을

지원하여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있으며, 여성정치기구인 여성

정치연맹, 유권자연맹, 에밀리스 리스트 등은 여성후보자 발굴, 교육,

모금활동을 통한 선거자금 지원, 선거전략 지원, 경우에 따라서는 자

원봉사 지원등 선거캠페인까지 지원하는 정치풍토를 볼때 부럽지 않

을 수 없었다. 특히 에밀리스 리스트는 ‘Early Money Is Like

Yeast’의 약자로 “일찍 돈을 모으는 것이 이스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라는 말 그대로 여성후보자를 지원하기 위해 초반부터 모금을

하는 기관이다. 85년도에 설립, 회원은 모두 여성으로 5만명이며 1백

달러씩 회비를 낸다. 모금방법은 각 후보에게 직접 주도록 하기도

하지만, 이 기관으로 보내기도 한다. 회원은 초당적이지만 지원자격

은 민주당 여성후보로 낙태자유를 지지(pre-choice)하는 여성에게

한한다. 왜냐하면 민주당 기본정책인 인권과 여성권익 보호, 소비자

보호 등이 이 기관의 설립취지와 맞기 때문이다. 재정지원이 원칙이

지만 정책적 조언도 한다. 에밀리스 리스트와 같은 기관이 우리나라

에도 있다면 여성들의 정치진출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는다.

GO 재정자립도에 육박하는 NGO 부러워

이번 연수를 통해 제반 현실이 열악한 한국NGO에서 활동하는 한

사람으로 미국NGO들에 대해 상당한 부러움을 느껴야 했다. NED와

NDI는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많은 나라에 지원하면서도 그들 기관

이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NGO로 활동하고 있었고, 정치단체 NGO기

구들은 재정자립도가 GO에 맞먹을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

었다. 또한 이번 교육은 실전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생생한 미국

여성정치인들의 만남을 통하여 살아있는 연수를 받았다고 할 수 있

다. 모든 참석자들에게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하면 되겠다’는 의

지와 의욕을 주는 매우 성공적인 연수였다. 이번 연수를 통해 참석

자들이 정치참여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상당한 성과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000년 새시대를 맞이하여 내년 총선부터라도 30% 여성할당

제가 실천되어 정치분야에서도 남녀가 함께 하는 조화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정학규/의회를 사랑하는 TFKA들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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