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이민희씨(39세, 가명)는 녹색어머니회 활동 몇일전부터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면서 엄마역할을 제대로 못해준 것에 대해 죄책감이 많았어요,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왜 이렇게 엄마가 해줄일이 많은지, 제 아이가 혹시 엄마 손길의 부재로 인해 뒤처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돼요. ”

워킹맘뿐만 아니라 가정주부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큰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정지영씨(39세, 여, 가명)도 최근 엄마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다.

“저는 원래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아이를 망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막상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보니, 엄마들이 왜 그렇게 학교 들락날락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박근혜 정부 취임 2년차,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참가률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추진의지가 대단하다. 기업들과 정부로 하여금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 주부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시대흐름을 반영해서 인지, 엄마들 스스로도 일을 하고 있지 않으면 무언가 불안하고 도태되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 그러나 주부들의 욕구에 맞는 적절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추진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녀들을 볼모로 엄마의 인력을 무료로 사용하려고 하는 학교관행을 바로잡는 것이다. 

현재, 초중등학교에 재학중인 자녀들을 둔 엄마들에게 학교가 요구하는 자원봉사가 합리적이고 적절한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 몇일 전 나의 초등학생인 자녀가 가져온 학부모후원단체 신청서의 유인물을 살펴보니 학교는 녹색어머니회, 도서관명예교사, 어머니폴리스 등으로 무려 80명의 학부모 봉사를 요청하고 있었다. 

물론, 엄마들 중에는 자발적인 재능기부나 사회참여로 자긍심을 갖는 긍정적인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들의 자원봉사 의도는 논술식 답안을 담임교사가 채점하는 현행 평가제도와 맞물려 자녀의 성적을 위한 것임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이러한 엄마들의 자원봉사는 자녀의 성적이 어떻게 평가되었는지에 대해 일하는 엄마와 전업주부간에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일으킨다. 

현행평가제도는 창조적인 사고를 하는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제도가 정상화되려면 학교의 엄마 자원봉사 콜링(calling, 요청)은 멈춰야 한다. 

학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학교마다 80명의 엄마 봉사가 필요하다면, 오히려 엄마들을 위한 일자리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복지국가인 스웨덴에서는 정부가 여성들을 고용하여 정부나 학교등의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그러한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전체 근로자의 30%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사회서비스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7.4%인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공공성을 가진 학교에도 엄마들의 일자리가 창출될 영역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자리의 질에 있어서 많은 논란이 있더라도, 정부의 경력단절 주부들을 경제활동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정책적인 노력은 환영할 만한다. 그렇지만 여성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들며 30년전의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학교의 변화가 동반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정부는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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