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 배우 김혜영

 

제14회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스인 배우 김혜영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14회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스인 배우 김혜영씨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마라톤은 ‘내가 살아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종목 같아요. 레이스를 하면서 자신 안에 잠재돼 있는 힘과 인내심을 발견할 수 있죠. 가족, 친구와 함께 뛰며 친밀감을 쌓는 시간이 될 거예요.”

탈북 배우 김혜영(39·사진)씨가 오는 5월 1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리는 제14회 여성마라톤대회에 서포터스로 나선다.

그의 어릴 적 꿈은 달리기 선수였다. 초등학생 때 100m를 13초 만에 뛸 만큼 달리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교사들이 집까지 찾아와 달리기 선수를 하라고 권유했지만 ‘여자가 팬티 바람으로 어디를 뛰어다니냐’는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포기했다. 이런 그에게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스 활동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여성마라톤대회 서포터스 제안을 받고서 기쁘고 설렜어요. 서포터스로 포기했던 꿈의 절반을 이룬 것 같았거든요. 마라톤은 나중에 나이가 들더라도 꼭 도전하고 싶어요.”

워낙 기본 체력이 좋은 그는 건강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출산 후 전과 달라진 몸을 느끼며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대에는 ‘나이 들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니 젊을 때부터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30대가 되고 출산을 하고난 후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건강은 내가 지켜야지, 누가 대신 챙겨주지 못한다”며 웃었다.

김씨는 ‘춘향전’ ‘타향살이’ 등 지방 순회 악극과 뮤지컬 공연을 하고 KBS 드라마 ‘사랑과 전쟁’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에도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살 아이를 둔 워킹맘인 그는 “아이에게 엄마 손이 한창 필요할 때인데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번 대회 주제인 ‘여성이 즐겁게 일하는 서울’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즐겁게 일을 하려면 워킹맘들이 늦은 시간까지 일해도 마음 놓고 편하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산 후 여성들이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여성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남성에 비해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만의 장점을 발휘해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데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것은 또 다른 낭비”라고 말했다.

김씨는 “마라톤에 참여하는 모든 분께 박수를 보내드린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모두 즐겁게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라”며 여성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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