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측 “순발력 보는 것”, 새정치민주연합 “의도성 있는 질문”
'KBS 신입 면접서 사상검증'
KBS 신입사원 공개채용 최종 면접에서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져 사상 검증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KBS 채용 홈페이지에 따르면, 최종 면접을 본 한 언론 지망생은 "KBS 최종면접 당시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란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응시생은 이어 "'애국가 4절을 불러보라'는 요구를 받고 애국가 4절을 부르자 면접관이 '방금 말한 것 지킬 자신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조에 가입할 것이냐', '건국일을 언제로 보나', '철도노조, 밀양 등의 이야기를 우리가 많이 들어줬는데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나'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인 지망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다음 카페 '아랑'에서도 다수의 KBS 최종면접 참가자들이 최종 면접에서 "우리 사회에 종북좌파가 있습니까?", "종북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는 최종 면접을 본 이들을 중심으로 사상 검증 논란이 일자 "종북세력에 대한 질문은 특정한 답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결론을 제시하고 심사위원들을 설득하는 논리력과 순발력을 보기 위한 질문이었다"며 "KBS는 공영방송인 만큼 투명하게 인사를 진행하는데 '사상검증'이라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편파적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이라고 말한 뒤 "(그런 질문은) 물어보는 사람의 의도를 바보가 아닌 이상 다 안다"며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답이 뻔히 보이는 질문에서 반대로 자기 사상을 얘기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김진욱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면접관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공영방송 KBS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사상검증성 면접"이라며 "이 질문이 응시자의 자질과 인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기엔 그 편향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응시자의 성향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 사회에서 ‘종북좌파’라는 용어가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과 대립의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런 의도성 짙은 질문 자체가 취업을 원하는 응시자의 입장에서 무언의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면접관으로서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공영방송으로서 소속 구성원에게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KBS가 소속 구성원이 될 신입사원들의 사상을 검증 하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