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처벌법은 정당한 입법
성매매처벌법은 정당한 입법
  • 김엘림 /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 승인 2014.04.02 12:25
  • 수정 2014-04-0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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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우리나라 법은 1947년 공포된 ‘공창제도 폐지령’부터 1961년 제정된 ‘윤락행위 등 방지법’, 2004년 제정돼 현재 시행 중인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에 이르기까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 그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거래하는 것을 조건으로 성교하는 행위와 이를 강요·유인·알선해 영리를 취하는 행위 일체를 금지하고 위반자를 처벌하는 입법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성매매처벌법은 성매매 형태에 유사 성교행위도 포함시키고 ‘성매매 알선 등 행위’ 와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등 이 법이 금지‧처벌하는 성매매 관련 범죄를 다양하게 열거하고 있다.

이 법은 성을 파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알선·유인된 사람을 ‘성매매 피해자’라 해서 처벌하지 않는다. 또 법원이 성매매의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성 판매자와 성 매수자에게 처벌 대신 수강명령 등의 보호 처분을 할 수 있으며, 처벌하더라도 법정형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科料)로 경미하고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이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자수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매매처벌법의 입법 태도에 관해 상당히 많은 논란과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12월에는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가 강요와 착취 없이 성인 사이에 이뤄진 성매매 당사자를 처벌하는 법조항에 대해 국가형벌권의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고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 성매매처벌법의 조항에 따라 처벌을 받은 성매매업소의 건물임대업자가 재산권을 침해받았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2012년 12월 17일, 재판관 전원이 합치된 의견으로 그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을 했다. 이 결정문에는 성매매에 관해 주목할 만한 입장이 담겨 있다.

하나는 “위계, 위력,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등을 통하여 이루어진 성매매 행위는 성매매 피해자의 인격권 및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또한 외관상 강요되지 않은 성매매 행위도 인간의 성을 상품화해 성 판매자의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성매매 산업이 번창할수록 자금과 노동력의 정상적인 흐름을 왜곡해 산업구조를 기형화시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유해하다. 따라서 외관상 강요된 것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성매매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성매매에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는 단순히 성매매 당사자를 매개하여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창출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해 성매매를 고착화시키고 더욱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므로” 이를 처벌하는 법조항은 성매매, 성매매 알선 등 행위를 근절하려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의 성매매 실태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성매매와 성매매 알선 행위를 확실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건물 제공 행위와 같이 성매매를 조장하는 행위들을 일괄적으로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청구인과 같이 소위 집창촌이 아닌 지역에 건물을 소유한 자들로서는 성매매가 아닌 다른 목적의 임대를 통해 당해 건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성매매 목적의 임대를 금지한다고 하여 건물 소유자들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정도가 그다지 크다고 볼 수 없는 반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규제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성매매와 성매매 알선 행위의 근절 및 이를 통한 성매매 피해자들의 인권 보호와 함께 사회적으로 양성평등한 문화의 정착, 자금과 노동력의 왜곡된 구조의 개선 등으로 건물 소유자들의 불이익에 비하여 더 크고 중요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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