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평등 파트너십’ 이루는 가족 축제
여성이슈 반영한 슬로건… 매년 달라 ‘눈길’
봄의 절정인 매년 5월 초가 되면 상암 월드컵공원을 ‘여성의 물결’로 채우는 축제가 있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여성마라톤대회다. 2001년 ‘아줌마가 아줌마를 키우자’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여성마라톤대회는 남녀노소가 ‘평등 파트너십’을 이루며 함께 달리는 대표적인 여성·가족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매해 달라지는 슬로건은 당시 여성이슈를 반영해 눈길을 끈다. 여성마라톤대회 14년의 역사를 되짚어 봤다.
여성의 건강을 응원하다
여성마라톤대회는 2001년 ‘아줌마마라톤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남편·자식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꿈을 묻어두고 있는 아줌마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서울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에서 열린 1회 대회에는 3㎞, 5㎞, 10㎞ 종목에 50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2회부터는 장소가 서울 상암월드컵공원으로 옮겨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월드컵공원 첫 공식 행사였다. 1회 대회 때보다 두 배 많은 1만 명이 모여 월드컵 성공 개최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염원했다.
3회부터는 뚜렷한 주제를 정해 관련 행사를 개최하며 마라톤대회를 단순한 달리기 대회가 아닌 나누고 체험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가정 평화, 한국 평화, 세계 평화’라는 슬로건 아래 치러진 이 대회에는 강지원 변호사, 가수 유열 등 11명의 남성 인사들로 구성된 피스보이(peace boy)를 홍보대사로 선정해 주목을 받았다.
4회부터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행사로 선정돼 서울시와 공동 주최를 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여성, 건강한 사회, 나누는 기쁨’을 슬로건으로 유방암 예방과 아동학대 방지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를 주축으로 헬스보이(health boy)를 선정해 관심을 받았다.
5회부터 지난해 치러진 13회 대회까지는 꾸준히 2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이는 등 명실공히 서울 대표 마라톤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6회 대회에는 ‘평등 파트너십’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 주자를 선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평등 파트너로 선정된 인사는 배우 권해효·MC 최광기를 비롯해 탤런트 강석우·나연신 부부,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권기석 부부 등 8쌍이다.
9회부터는 유명 인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대회로 변화를 시도했다. 9회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 장미란·사재혁 역도 국가대표 선수, 방송인 박수홍에 이어 10회에는 건강 탤런트 이훈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13회 대회 때는 가수 인순이를 비롯해 탤런트 박상원, 아나운서 김현욱,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홍보대사로 참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14회 대회에서는 ‘여성이 즐겁게 일하는 서울’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여성친화 기업을 소개하고, 출산·육아를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문화를 홍보하게 된다. 지난해 홍보대사인 가수 인순이, 아나운서 김현욱을 비롯해 탤런트 권해효, 이현경, 김혜영 등이 새롭게 여성마라톤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