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에서 16일(현지 시각)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93%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크림 정치사회연구소는 "크림의 러시아 귀속에 93%가 찬성했고, 7%가 크림의 우크라이나 잔류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크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80%로 지난 2012년 총선 때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높았고, 다음날 발표될 공식 주민투표 결과도 출구 조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크림 주민의 60%가 러시아인인데다 러시아로 편입될 경우 경제적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크림반도만을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15일 직접 군사력을 투입해 양국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경 러시아 공수부대원 약 40명이 헤르손주 해안마을 스트렐코보예에 헬기로 공중침투했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통신 우니안(UNIAN) 등이 전했다.
크림 반도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전쟁으로 치닫자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15개 이사국 전체회의를 열어 '크림 주민투표 무효' 결의안을 표결에 올렸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중 하나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 채택은 무산됐다. 중국은 기권했고, 미국과 한국 등 나머지 13개 이사국은 찬성했다.
서방국가와 러시아의 관계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성명을 통해 "불법 투표이므로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 돌입을 시사했다.
한편 러시아는 크림 주민투표는 국제법을 준수한 합법적인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투표결과가 공식 발표 되면 러시아가 크림 반도의 귀속 결정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만 남아 사실상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귀속 됐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