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죽어가는데 정치인은 뭐하나
국민 죽어가는데 정치인은 뭐하나
  • 최연혁 / 한국외국어대 교수‧스웨덴 스칸디나비아정책연구소장
  • 승인 2014.03.10 16:09
  • 수정 2014-03-17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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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송파구 한 주택 지하 1층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숨진 세 모녀의 집에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밀린 공과금입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 라는 메모가 있었다.  (사진제공 = 송파경찰서)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26일 서울 송파구 한 주택 지하 1층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숨진 세 모녀의 집에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밀린 공과금입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 라는 메모가 있었다. (사진제공 = 송파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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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요즘 유독 어두운 뉴스가 우리의 마음을 짓누른다. 부푼 꿈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모였던 곱디고운 대학 새내기들이 폭설로 내려앉은 체육관의 천장에 깔려 압사한 비보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후배를 구하기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다시 체육관에 뛰어든 청년이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조금 정신을 차리려고 하니, 밀린 공과금과 생활비로 비관 자살한 모녀의 소식이 비통해하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한다. 그 결단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생각하면 마음은 더 무거워진다. 밀린 세금을 다 내지 못해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는 그 마음을 접할 때 내 마음 한편이 무너져 내린다.

얼마 전에는 납치돼 살해된 딸을 잊지 못해 술로 지새우던 아버지가 딸의 품으로 돌아갔다는 아픈 소식이 전해져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아빠를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나간 딸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되돌아 왔다. 딸을 지켜주지 못한 아비의 뼈아픈 한과 절절한 사랑이 그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정신을 완전히 잃은 우리에게 마지막 펀치를 날린 비보는 입학 때 입을 교복을 꺼내 오려고 불구덩이에 들어간 할머니를 구하려고 뒤따라 들어간 손녀의 죽음이다. 새 교복을 입어보면서 빨리 입학식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어린 소녀의 꿈은 새까만 숯으로 변한 집처럼 꺼져갔다. 소방차가 좀 더 일찍 도착해 소녀를 말렸다면 그 소녀는 살았으리라.

소치의 금메달 소식으로 연일 들떠 있던 우리의 마음은 비보의 무게만큼이나 아프고 무겁기만 하다. 그런데 정치는 연일 신당 창당이다, 국정원 간첩 사건이다 하며 국민의 아픈 마음은 어루만질 생각도 안 한다. 그들의 무능과 무관심, 그들의 권력에 대한 이기주의가 우리를 분노하게 만든다. 국민은 슬퍼하고 아파하는데 책임지는 정치인, 국회의원 한 명 찾아볼 수 없다. 민생 법안은 팽개쳐두고 외유와 새 정당 만들기, 선거 준비를 위해 지역구에 가 있는 동안 정족수도 채우지 못해 서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하고, 아까운 임시국회 회기도 허송했던 사람들이다.

지역 정치인들이 더 감시의 눈을 떴더라면 부실덩어리 체육관이 꽃다운 청춘들을 데려가지 못했으리라. 팽창된 복지의 양만 자랑하지 말고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꼭 필요한 정보를 주었다면 세 모녀는 지금 더 열심히 국가와 사회에 감사하며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으리라. 딸을 잃은 아버지의 처절한 마음을 국가가 파견한 심리치료사가 찾아가 그 아픔을 덜어주었다면 아버지는 딸 같은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헌신하며 여생을 살았으리라. 소방차가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들이 양보했다면 그 소녀는 새로 맞춘 교복을 입고 지금쯤 입학의 기쁨을 누리고 있으리라.

국민의 아픔과 사회적 비극은 정치의 실패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정치는 국민이 아플 때 어루만져주고, 그 아픔이 생기기 전에 법 제정과 정책으로 예방을 할 의무를 지닌다. 이것이 민주적 정치인의 책임성이다. 국가와 지역의 활동을 감시하고, 시민들이 희망의 미래를 꿈꾸며 계획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회의원·도의원·시의원들이 금배지보다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의무다.

민주적 정치인의 사명은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과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버지로서 자녀의 곧은 삶, 그리고 행복을 위해 땀 흘리며 본보기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고향의 어머니 마음처럼 품어주는 사랑과 자녀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실행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정치의 본질이고 정치인 덕목의 중심이다. 멀리서 독일 모델, 스웨덴 모델, 영미 모델이다 찾지 말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의 경구를 곱씹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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