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고용율 높이려 여성에 위협적인 정책들 내놔”
106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한국 여성 노동자들은 박근혜 정부의 단순 고용율 70% 달성 목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7일 한국노총이 주최한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서울 구로구 구로구민회관 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열렸다. 참석한 500여명의 조합원들은 '노조 내 성평등 실현과 여성대표성 강화' 등이 적힌 나비 모양의 손 플래카드를 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함께 키우는 평등 세상'이라는 슬로건 하에 정부를 향해 ▲노조 내 성평등 실현 및 여성 대표성 강화 ▲노동법 개정을 통합 노동기본권 보장 ▲임신·출산·보육·교육 국가책임제 이행 촉구 ▲일·생활·균형을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했다.
김동만 한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를 강조하면서 출범했지만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행복체감 지수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고용율 70% 달성을 위한 시간제일자리 확대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일·가정 양립형 '퍼플잡'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여성고용의 질만 악화시켰다. 질 낮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은 저임금 노동자를 양산하고, 남녀의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 사회양극화와 노동시장의 성별분업을 더욱 고착화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투쟁의 역사, 노동의 역사를 보면서 남성과 여성이 다를 게 없다"며 "오직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연대와 단결의 저력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노조법 개정, 통상임금 정상화, 실노동시간단축, 공공부문 문제, 여성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해야한다"고 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우리 대한민국의 노조 조직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며 "뭉쳐진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화답하고 이러한 목소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해 함께 대화하는게 아니라 노조에 대해 없어져야 할, 경제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집권 세력의 문제는 참으로 심각하다"고 정부의 노조에 대한 인식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 여성 노동자들은 참으로 어렵다. 지금 연일 신문을 보면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경제 대국, 10위권 규모라고 아주 자랑스럽게 얘기하나 생활고로 자살하는 이들로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여성들의 임금 차별이 가장 크고,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런 상태로 가면 무슨 희망이 있겠나 싶다"고 개탄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 대통령이지만 여성들의 고용율로 전체 70%를 달성한다고 하면서 나오는 정책들을 보면 우리 여성 노동자들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제대로 마음 놓고 일하고 제대로 대가를 지불받고 아이 키우고 가정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들이 이제는 무엇보다 먼저 나와야 하나 오히려 정책이 거꾸로 가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평등상은 코레일 제2노조인 한국철도산업노동조합 김현중 위원장이 받았다. 철도노도는 대전도시철도역사관리지부 조합원 30% 감축, 고려대 관리지부 10% 일방적 감축 등에 반대하며 원천 무효화 해 비정규 여성조합원의 고용 안정에 힘쓴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한편 공연을 위해 참석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한 여성 멤버는 노래에 앞서 "아직도 여자라서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기에는 순간순간 힘든 날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도 오늘같이 행복한 날, 즐거운 날을 만들어가다 보면 더 기쁜 날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제 기억에는 3.8 여성의 날 행사가 매년 줄어드는 느낌이다. 매해 늘어나 여성으로 사는 걸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여성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