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국가보안법으로 표현의 자유 자의적으로 구속"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가 24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한국 사회 인권 전반이 하락했다"며 인권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살릴 셰티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날 공개 서한을 통해 철도노조 파업, 밀양 송전탑 건설, 국가보안법에서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침해가 과도하다며 한국의 인권 상황을 우려했다.
앰네스티는 철도 노조 파업에 대해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에 대응해 경찰이 (2013년) 12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본부에 진입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뒤, 노조 지도부가 업무방행 행위로 구속된 데 대해 "업무방해 혐의는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및 파업할 권리를 부정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고 꼬집었다.
앰네스티는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에 대해선 "밀양 주민들은 사전협의과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포함되지 않았고, 충분히 고지가 되지 않아 해당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765kV 송전탑이 자신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하게, 적절한 시기에 알 권리가 있다.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인권 및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어야 하고,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에 대해 "현재 대한민국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700여 명이 수감되어 있다"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병역거부자 500여 명이 포함된 4건의 개인청원에 대해 '대체복무제도를 수행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자유권규약 제 18조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상기시켰다.
앰네스티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입건 수는 2012년 112건에서 2013년 129건으로 증가했고, 구속자 수도 2012년 26건에서 2013년 38건으로 증가했다"며 "국가보안법의 모호한 조항, 특히 7조가 계속해서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를 평화로이 행사하는 개인을 자의적으로 구속하거나 기소하는 데 적용되다"고 비판했다. 국보법 제7조는 반국가 단체 활동 찬양.선전.동조와 이적 표현물 소지 등과 관련된 조항으로 최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이 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앰네스티는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국제앰네스티는 박근혜 대통령께 주요 인권 사안에 주목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국제인권기준이 지켜질 수 있도록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에 모두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아래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해결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