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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순수 민간 여성기금이 발족할 전망이다. 공식 발족 예정일

은 2000년 1월. 가칭 명칭은 한국여성재단. 9월중으로 재단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 이곳을 중심으로 10월부터 모금운동을 추

진, 2000년 1월 정식 출범한다는 것이 큰 그림이다.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9월15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공식

제안됐다. 한국여성재단 발족을 제안하는 범여성계 기자회견이 이날

열린 것.

제안자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여성재단의 성격이 드러난다. 김영정

전 정무제2장관, 김정례 전 보건사회부 장관, 이효재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명예대표, 이연숙 전 정무제2장관, 김경오 대한민국항공

회 총재, 이우정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수석대표, 장상 이대 총장,

정의숙 이대 이사장, 박용길 통일맞이칠천만겨레모임 대표 등 여성

계 원로 10명과 한국여성단체협의회(최영희 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지은희 상임대표), 한국여성정치연구소(소장 손봉숙), 한국여성유권

자연맹(회장 이춘호), 한국걸스카웃연맹(총재 조선형), 한국환경연대

(회장 박영숙), 한국여성교회여성연합회(회장 김윤옥), 한국여성민우

회(상임대표 이경숙), 한국여성의전화연합(회장 신혜수), 한국여성노

동자회협의회(회장 이철순),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 전문직

여성클럽한국연맹(회장 서영희), 대한영양사회(회장 노숙령), 여성문

제연구회(회장 윤용숙),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 등 107개 여

성단체가 여성재단 공식 제안자들. 여야를 불문하고, 연령을 초월한

범 여성계가 연대한 셈. ‘여성할당제 도입을 위한 여성연대'가 여

성의 정치적 문제를 풀기 위해 뭉친 첫 연대모임이라고 한다

면,

‘한국여성재단'은 여성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첫 범

여성계 연대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재단, 여성인력양성 공익여성운동 지원 등

여성재단이 앞으로 추구하는 일은 크게 세가지다. 여성재단 제안자

들이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세계화, 정

보화 사회에서 여성인력 양성 및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지원하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추상적인 문구인 것 같지만, 여성재단은 어디

까지나 한국 여성의 잠재력 발굴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대목이다.

둘째는 ‘소외되고 불우한 여성의 삶의 질 개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성폭력 범죄 세계2위, 학대받는 여성의 증가,

모자가정과 농촌여성의 빈곤 등 한국여성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이러한 저혜택 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통해 사회통합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서 여성재단은 출발한다는 것이 제안자

들의 한결같은 지적.

마지막으로 ‘공익 여성운동에 대한 지원'이다. 최근 공익 여성운

동을 하는 단체들의 재정이 매우 열악해 현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렵

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외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성단체들조차도 IMF 이후 심각해진

재정난을 호소해왔고, 이를 극복하는 한 방안으로 민간 여성기금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모금,앞으로의 과제

여성재단이 출범하기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재단 발

족에 대한 범국민적인 홍보와 동시에 범 국민참여 유도, 그리고 성

공적인 모금일 것이다. 제안자들은 풀뿌리 성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

각하면서도 대기업과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공략지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미 전경련 사회환원위원회측의 예산

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그동안 능력있는 여성들의 피와 땀의 혜택

을 많이 받은 대기업은 이제 여성을 위한 모금운동에 대대적인 동참

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여성재단 제안자들은 또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적극 나서줘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성을 위한 순수한 여성기금 마련에 여

성운동가 출신 이희호 여사의 전폭적인 지지는 여성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이에 따라 여성재단을 제안한 이들은 9월

21일 이희호 여사를 직접 방문해 이 자리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

하기도 했다.

앞으로 여성재단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 곧바로 전국적인 모금운동

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뭉칫돈도 중요하지만 작은 성금을 보태는

전 국민들에게 여성운동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있

다. 제안자들은 ‘이땅의 딸들과 어머니를 위해 모금에 참여하자'는

캐치플레이즈로 대규모 홍보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21세기 우리나

라 여성운동에 큰 전환을 가져올 이 운동에 범 국민적인 참여와 따

뜻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것 같다.

'최진숙 기자 jins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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