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은 살아생전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러한 예술관을 토대로 그가 그린 것은 시장 사람들, 빨래터 아낙, 아이 업은 소녀같이 평범한 서민의 일상이었다. 소박함이 묻어나는 그의 작품은 우리 이웃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전한다.
작가의 작품에는 여인들과 어린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6·25 이후에는 홀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부인들을 많이 그렸다. 그 당시 남자들은 전쟁으로 부상을 입거나 먼 곳으로 돈을 벌러 떠나 여자들이 가장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는 작품에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했다. ‘귀로’의 아들과 어머니는 황량한 겨울에 논둑길을 걸어간다. 힘차게 걸어가는 어린 아들과 달리 함지박을 이고 가는 어머니에게서 고단한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앉아 있는 여인’은 장터에서 소금을 파는 아낙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장사가 잘 안 됐는지 함지박엔 소금이 가득하고 근심 어린 표정이다.
3월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초등학생 6000원, 일반 1만원.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문의 02-720-1020
이인혜 /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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