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학교 중 총여 생존한 곳은 5개교뿐
총여는 여학생과 소수자의 목소리 귀 기울여 주는 창구

 

여학생들이 졸업식 때 학사모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학생들이 졸업식 때 학사모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총여요? 있었지 않나?” 학내 총여학생회(이하 총여)에 대한 요즘 대학생들의 반응이다. 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는 거다. 특별한 학내 이슈가 없다면 대개 비슷한 반응이다.

학교 측의 무관심은 더하다. 학내 주요 자치기구인 총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전화를 걸어 총여 활동에 대해 물어보니 서울대 학생지원과 관계자는 "학생 자치활동은 학교측이 관여할 바 아니다"라고 일축, 고려대 학생지원부 관계자는 "총학 산하에 여학생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건 총학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와 고려대는 총여가 없다. 대신 서울대의 경우 80년대 '관악여성모임연대’로 활동하다 총학 산하로 들어갔고 고려대 역시 80년대 일찍이 총학 산하 여성위원회로 대체했다. 연세대는 총여가 비교적 잘 운영돼 왔으나 2007년 폐지 논란을 겪다 지난해 선거 후보가 없는 상태로 빈 공간이 됐다. 한 학생은 이를 “공중분해 상태”라고 표현했다.

현재 단국대,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총여는 총학 산하기구로 편입됐거나 학생복지위 등으로 대체, 건국대는 지난해 1월 학생대표자회의 투표 결과 폐지했다. 서울시내 학교 중 총여가 남아 있는 학교는 경희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등 5곳에 불과하다.

학내에 퍼진 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한 시각

총여는 80년대 초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 같은 운동을 하면서도 목소리가 배제된 여성들 주축으로 생겼다. 군사독재 시절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남성들보다 더 위태로웠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1978년 동일방직 여공 분뇨투척 사건이다. 81학번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이건정 간호대 교수의 “당시 학생 대표 모임에 가면 늘 혼자 여자였다”는 말처럼 학생운동의 주축은 늘 남자들이었다. 총여는 여학생들의 목소리, 더 나아가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창구가 되고자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총여는 후보자로 나서는 이들이 없어 위태롭다. 2009년 국민대 총학생회장인 김동환씨는 “매우 오랫동안 후보가 없었다. 후보가 없으니 총여가 건설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건국대의 총여 폐지 결정도 표면적으론 최근 3년간 후보가 없었던 점이 컸다. 게다가 총여가 없어도 여학생 복지는 그런 대로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 총학 관계자는 “총여는 없지만 여성위라는 산하기구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들 스스로도 학내에 퍼진 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한 시각으로 참여를 주춤한다. 총여 집행부였던 한 학생은 “학교 안에 어떤 혐오 분위기가 은연중 계속 있었다. 학부 다닐 때도 총여 자체에 대한 조롱이나 비난하는 일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 봄 한 남학생이 여학생 휴게실인 ‘논지당’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쉬다 ‘다른 곳에 가서 쉬라’는 관리 교직원의 말에 남학생 역차별을 제기, 그해 11월 ‘남학생 일동’이란 이름으로 페미니즘 비난 대자보까지 붙으며 논란이 됐다.

미디어도 거들었다. ‘남녀평등 시대에 웬 페미니즘?’이란 인식에 앞장섰다. 과거 일부 보수 언론들은 여성 인권이 이미 신장됐고 여성학은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성학 자체에 대해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여성학 필요성에 대해 여성 복지, 여고생 대학 진학률, 취업률 등의 결과를 들며 더 이상 필요없다고 단정 지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연구원의 허민숙 교수는 “요즘은 페미니즘 관련 운동이 오히려 낙인이 될 수 있다”며 “소수에겐 환영받을 수 있으나 일반 사회정서로 볼 때는 오히려 낙인효과가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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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지식백과, 뉴시스·여성신문

“근본적이고 도전적인 질문은 어디로 가야 하나?”

학생회를 이끌어 본 학생들은 대부분 총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나영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총여가 있으면 선거를 주기적으로 하고 총학과 (동등한 입장에서) 연계하기 쉬운 구조”라며 “이에 반해 총학 산하 여성위원회는 독립성은 보장되나 관심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2010년 연세대 총여 집행부였던 강현주씨는 “산하기구로 가면 총학 기조를 따라가게 된다. 그러면 여학생 활동 자체가 부문 운동으로 빠진다”며 “근본적으로 성별이분법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질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지연 전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은 “남녀공학의 경우 여성들의 모임이 소모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학생들의 목소리를 드러낼 대표성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여성계 인사는 “총여가 대단히 위축된 상태라 개별화·소형화돼 있다"며 "총여 같은 큰 집단이 있으면 대표성을 갖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데 방패막이가 없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총여가 없어질 경우 여학생들의 권리 보장뿐만 아니라 학내 성평등, 소수자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문제 제기까지 위축되고 있다. 다수의 남성들로 구성된 학생회 구성에도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그들이 만들어내는 아젠다를 의식 없이 따라가고 있다. 60년대 후반 유럽내 학생운동으로 의회가 동수 구성된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현재 15.7% 정도다. 지식의 요람인 대학은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학생 자치기구에 대해 무관심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소수자 문제, 학내 성평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공론화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한 여성계 인사는 "학생 활동 자체가 위기일수록 여학생들이 새로운 학생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보수적으로만 가는 대학 자치활동에 있어 여성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고 말했다. ‘착한’ 여학생들만을 위한 총학생회 복지 정책에 고마워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여성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남녀 공학의 매년 여학생 입학 비율은 늘고 있다. 입학.졸업 수석 1위, 공기업 입사 1위 등 여성들의 사회적 위상은 날로 높아진다. 그러나 대학에서 제기해야 할 여러 도전적인 질문들, 결국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탈권위적 참신한 질문들은 수면 아래 있다. “왜 이제 총여는 반성폭력 사업만 할 수 있게 됐는가? 왜 그 안에서 남성 중심적이고 이성애 중심적인 규범들이 재생산하는 성폭력 각본을 깨트리는 찬란한 이야기들이,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지켜내는 힘 있는 목소리들이, 일상을 살아내고 전복하는 피해 생존자들의 삶의 풍경들이 쏙 빠져버렸는가?” 지난해 연세대 여성주의 총여가 기획한 간행물 ‘스티그마’의 한 구절이다. 총여 존재에 대한 고민이 단적으로 드러난, 총여를 여학생 휴게실의 존재와 학생회비로만 계산하는 현실에 대한 슬픈 독백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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