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언론인 칼럼으로 온라인 여성운동 논쟁 일어
“SNS상의 유독한 전쟁” vs “새로운 여성운동 위한 과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 공간이 여성운동에서 필수 공간이 된 요즘 미국 여성계에서 때아닌 ‘온라인 여성운동’의 폐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의 발단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네이션’ 2월 14일자 커버스토리로 실린 여성 작가이자 언론인 미셸 골드버그의 칼럼이었다. 골드버그는 ‘페미니즘의 유독한 트위터 전쟁’이란 제목의 글에서 “소셜 미디어에 힘입어 페미니스트들은 서로에게 이데올로기 공격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과연 여성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이것은 누구를 위한 운동인가?”라고 지적했다.
골드버그는 2013년 여성운동가 코트니 마틴과 바네사 발렌티가 펴낸 온라인 여성운동에 대한 보고서 ‘#펨퓨처: 온라인 혁명’(#Femfuture : Online Revolution)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을 배경으로 한 여성운동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분석했다. 온라인 공간이 이전까지 여성운동의 주류에서 소외돼 있던 유색인종이나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는 기여했지만 반대로 자신과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만들어내는 역효과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특히 트위터상에서의 원색적인 욕설 공격과 원저자의 동의 없는 무분별한 리트윗을 경계하며 ‘유독하다’(toxic)고 주장했다.
미셸 골드버그의 칼럼이 발표되자 여성계에서는 이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여성 온라인 뉴스 ‘비치’(Bitch)는 “트위터나 소셜 미디어는 그동안 묻혀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드러나게 한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진정 ‘유독한’ 존재는 중산층 여성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엑스헤일’(Exhale)의 설립자인 아스펜 베이커는 “모든 사회운동은 때에 따라 필연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응되거나 성장한다”면서 “온라인 페미니즘이 지금 겪는 고통은 새로운 여성운동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트위터상에서는 ‘#LessToxicFeminism’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고 있으며,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서는 미셸 골드버그와 온라인 여성운동가들의 대담을 마련하는 등 당분간 이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