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이치로(91) 일본 전 총리가 11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 "건강하게 오래사셔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반께 일정상 국회를 방문,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할머니 작품 전시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88), 박옥선(91), 강일출(87) 할머니를 만났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할머니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가 같은 박옥선 할머니에게 "젊어 보이신다"며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강일출 할머니가 "중국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자, 일본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듯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 할머니는 5분간의 짧은 만남에 대해 "이렇게 인사만 하고 끝나는게 너무 아쉽다"며 "할 얘기가 많은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전시회 개회식 식순으로 마련된 '세대 간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할머니들은 무라야마 전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자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핀 꽃' 그림 표구를 선물했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무라야마 전 총리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던 것 같지만 입장이 있다보니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며 "할머니들도 얘기하고 싶었지만 다 하지 못하고 인사만 나누는 정도로 끝났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8월 15일 총리 시절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일명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 배상 문제와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