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과 만나다...애니 레보비츠 사진전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묻는다면 나는 그 벽 따위는 부수고 싶습니다. 나는 두 가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상업적 사진이든 개인 사진이든 그건 모두 제 삶의 일부분입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살아 있는 전설’로 선정한 애니 레보비츠는 렌즈를 통해 삶의 순간을 기록한다. ‘삶의 전체가 사진의 주제’라고 생각하는 그는 사진의 대상을 통해 삶 자체를 보여준다. 기쁨과 슬픔, 탄생과 죽음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이 그의 렌즈 앞에 선다. 그의 작품은 삶이고 곧 예술이다.

그의 카메라 앞에서는 대통령도 가면을 벗는다. 누구든지 카메라 앞에 서면 경직되기 마련이지만 그는 대상을 면밀히 파악해 적절한 공간을 만든다. “애니는 찍는 대상을 제대로 된 장소에 넣을 줄 아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찍어준 사진이 가장 진짜다”라는 힐러리 클린턴의 말처럼 그는 대상의 맨 얼굴을 담는다.

우리의 삶은 장르가 없다. 그래서일까. 삶의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그는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린 사진작가로 꼽히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락 오바마, 데미 무어 등 유명인사의 사진과 롤링스톤지의 커버를 장식한 작품, 사라예보 사진 등에서도 관객들은 삶의 다양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살아 있는 전설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그의 사진 196점이 전시된다. 상영관에서는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미국 잡지편집인협회 선정 ‘과거 40년 동안 가장 유명한 사진’ 1위에 오른 존 레넌과 오노 요코의 사진을 비롯해 촬영 후 세계를 놀라게 한 ‘베니티페어’의 커버사진 ‘만삭의 데미 무어’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성인 1만5000원, 청소년은 1만원이며,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매달 마지막 월요일 휴관. 문의 02-6263-2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