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정보가 유출된 카드사에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거나 해지를 요청한 고객이 400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고객 정보가 유출된 카드사에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거나 해지를 요청한 고객이 400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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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불안하게 시작한 올 한 해였는데 전대미문의 카드사 정보 유출 소식으로 앞으로의 삶이 더욱 염려스럽다. 카드사들의 허술한 보안으로 무려 1억 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니 답답하고 당황스럽다. 믿고 맡겼던 개인정보를 무책임하게 관리하고 도용한 기업의 횡포가 문제겠지만 그동안 번거롭다는 이유로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고 사용되는지 무심했던 우리들의 책임은 없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많은 물건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물건을 선택할 때 자신의 취향이나 가치관 또는 철학을 반영하게 된다. 그래서 물건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어떤 물건을 산다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에서 하는 선택은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 행사지만, 일상에서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 또는 사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의사 표현 행위다. 우리가 행사하는 권리에 책임이 뒤따르듯 물건을 선택하는 데에도 그에 따른 책임이 뒤따른다. 무엇을 살 것인가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함으로써 그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단체 NCL(National Consumer League) 초대 대표인 플로렌스 켈리는 ‘산다(live)는 것은 산다(buy)는 것이다. 산다(buy)는 것은 권력이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 있다는 것은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제품을 선택하는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18세기 노예를 사고파는 노예무역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렸던 영국에서의 일이다. 당시 상인, 군인, 왕족과 귀족들은 노예무역을 강력하게 지지했지만 ‘인간을 사고파는 것은 금지돼야 한다’ ‘만약 소비자들이 노예가 만든 설탕을 사지 않는다면 생산자도 설탕을 만들기 위해 노예를 사지 않을 것이며 그러면 비인간적인 노예무역도 사라질 것’이라는 다른 생각들이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1791년 노예무역을 폐지하기 위해 서인도제도산 설탕 불매운동이 시작된다. 불매운동과 함께 서인도제도산 설탕 판매량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2년 동안 10배가 증가하면서 노예무역이 폐지된다. 영국에서의 노예무역 폐지 10여 년 후 1807년 소비 방식이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음을 인식한 사람들은 노예제도 자체를 폐지하기 위한 불매운동을 부활시킨다. 설탕 상점마다 ‘노예제도 반대 설탕 그릇(Anti-slavery sugar bowl)’에 ‘노예가 만들지 않은 동인도제도 설탕입니다’라는 글을 써서 ‘여섯 가구가 서인도제도 설탕 대신 동인도제도의 설탕을 이용하면 1명의 노예가 덜 필요하게 됩니다’라는 사실을 홍보한다. 당시는 소수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던 시대였다. 그러나 투표권은 없어도 소비자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었던 시장에 행사할 수 있는 힘, 화폐투표권을 통해 의사를 표현했고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사회 변화는 상상하면 실현할 수 있다. ‘소셜픽션’을 꿈꾸면 가능하다. ‘소셜픽션’이란 사회적 상상이라는 의미로 지난해 4월 그라민은행 창립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주창한 개념이다. 즉, 19세기 과학소설(SF)에 등장한 아이디어들이 모두 현실이 됐듯이 사회도 우리가 상상한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꿈꾸어야 하는 ‘소셜픽션’의 모습은 무엇일까. 신뢰할 수 있는 사회,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회…. 우리가 실현하기를 원하는 다양한 소셜픽션을 구체적으로 꿈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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