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극장가는 ‘여인천하’… 여배우들 흥행 도전장

남성 영화 일색이었던 극장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로 여성 캐릭터를 중심에 내세운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온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수상한 그녀’를 비롯해 ‘조선미녀 삼총사’ ‘관능의 법칙’ 등이 그 주인공. ‘플랜맨’과 ‘피끓는 청춘’ 역시 여배우가 돋보이는 영화다. 이들의 야심찬 도전장에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좌충우돌 예측불허 그녀, 한지민의 파격 연기 변신

지난 9일 개봉한 ‘플랜맨’(감독 성시흡)은 한지민의 파격적 변신이 돋보이는 영화다. 1분 1초까지 계획대로 살아온 한정석(정재영 분)이라는 남자가 유소정(한지민 분)을 만나면서 인생 최초로 무계획적인 인생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청순가련 이미지가 강했던 한지민은 이 영화에서 보헤미안 스타일의 옷차림을 즐기는 정밴드 메인 보컬로 완벽 변신한다. 길 고양이를 한정석의 품에 안기고 술에 취해 우는 엽기 행각을 일삼는 독특한 캐릭터다. 한지민의 노래와 기타 반주 실력도 주요 볼거리다.   

최지연, 신인 감독에서 탈북 여성으로

영화 ‘윤희’(감독 윤여창)에서 최지연은 탈북 여성으로 분했다. 중국에 홀로 남겨진 딸을 데리고 오기 위해 악착같이 살지만 뺑소니 사건에 휘말리며 외롭게 법정 싸움을 이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영화는 차가운 현실에 직면한 탈북 여성의 애환을 잔잔하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최지연은 지난해 연출작 ‘여자’로 대종상 단편영화제에서 대상(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신인 감독이기도 하다. 지난 9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박보영, 수줍은 소녀가 돌직구 날리는 일진 언니로

‘과속 스캔들‘ ’늑대소년’으로 귀여움과 청순 매력을 발산했던 박보영은 영화 ‘피끓는 청춘’(감독 이연우)에서 여자 일진 영숙으로 변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 1982년 충청도를 뒤흔든 전설의 대박 사건을 그렸다. 극중 박보영은 수줍음 많던 소녀에서 ‘왜 나에게 작업 걸지 않느냐’며 카사노바 중길(이종석 분)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거침없는 모습을 선보인다. 박보영, 이종석을 비롯해 박세영, 김영광 등 20대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29일 개봉. 

얼굴은 20대, 영혼은 70대… 차세대 스타 심은경의 노인 연기 도전  

박보영과 함께 충무로의 차세대 블루칩으로 부상한 심은경은 스무 살에 걸맞지 않는 70대 할머니 연기에 도전한다. 영화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에서다.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나문희 분)이 우연히 들른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후 파릇파릇한 20대 소녀로 돌아간다는 특이한 설정이다. 휴먼코미디 형식으로 최근 화두인 노인 문제와 세대 간 갈등을 그려냈다. 심은경은 영화에서 몸은 20대지만 영혼은 70대 할머니인 오두리 역을 맡아 무한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50여 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은 2인1역 연기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피끓는 청춘과 같은 날 개봉해 맞대결을 펼친다.

퓨전사극 퀸 하지원, ‘조선미녀 삼총사’로 설 연휴 극장가 공략

‘조선미녀 삼총사’(감독 박제현)는 ‘다모’ ‘기황후’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퓨전 사극 경험이 풍부한 하지원이 주연을 맡았다. 강예원, 손가인과 함께 조선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삼총사로 변신, 화려한 액션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삼총사들이 조선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사건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원은 삼총사의 리더 진옥 역을 맡아 사건 해결을 위해 남장과 코믹 분장도 마다하지 않는 4차원 매력을 선보인다. 당초 지난해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후반 컴퓨터그래픽(CG) 작업 등으로 인해 연기됐다. 29일 개봉. 

관능의 법칙, 조민수 문소리 엄정화 3인3색 매력 발산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로 화제를 모은 ‘관능의 법칙’은 조민수, 문소리, 엄정화 등 쟁쟁한 여배우들을 극의 중심에 내세웠다. 일도, 사랑도, 섹스도 뜨겁게 즐기고 싶은 40대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골드미스 신혜(엄정화)와 도발적 주부 미연(문소리), 싱글맘 해영(조민수)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가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명필름 제작, 여성 심리 묘사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 ‘싱글즈’ 권칠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월 13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김희애,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 딸 죽음 밝히는 억척 엄마로

김희애가 20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우아한 거짓말’에서 그는 딸을 잃은 슬픔을 딛고 살아가는 억척 엄마 현숙 역을 맡았다. 14세 소녀 천지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엄마 현숙과 천지의 언니 만지(고아성 분)가 천지의 친구인 화연과 주변 인물을 통해 동생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역시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완득이’의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 상반기 개봉.    

연기 천재 김새론과, 배두나의 만남 ‘도희야’

영화 ‘도희야’(감독 정주리)에선 배두나와 김새론이 이야기의 중심을 끌고 간다.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천재 아역 배우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새론은 극 중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소녀 도희 역을 맡았다. 도희를 보호하려는 파출소장 영남(배두나 분)과 도희의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분)와의 호흡이 기대된다. 오는 5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