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걸스데이, 레인보우...컴백 걸그룹 노출 경쟁
"음악성 없는 과도한 성상품화 경쟁은 결국 실패"
걸그룹의 노출 수위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AOA가 ‘짧은 치마’라는 곡과 함께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며 컴백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2년 10월 '소녀 락밴드'라는 콘셉트로 가요계에 등장한 AOA는 타이틀곡 ‘Get Out’이 주목 받지 못하자 활동을 접었다. 이후 AOA는 소녀 락밴드 대신 섹시 여전사라는 콘셉트로 이미지 변신을 꿰하며 지난해부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는 ‘걸스데이’ 또한 섹시 콘셉트를 표방하는 걸그룹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2010년 데뷔 후 뚜렷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다 지난해 섹시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기대해'를 발표했다. 이 노래는 멜빵춤과 쩍벌춤으로 섹스 어필이 강한 노래다. 그러자 올해는 더 파격적인 의상과 안무를 내세운 썸씽(Something)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역시 AOA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귀여운 걸그룹'이라는 콘셉트를 과감히 버리고 섹시 콘셉트로 대중에 다가서고 있다.
얼마 전 티저를 통해 컴백을 알린 걸그룹 ‘레인보우’ 또한 가슴골이 그대로 노출 되는 영상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티저 영상은 심의도 안 거르냐"며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보기에 과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청소년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레인보우는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이슈몰이에는 성공했다.
대학생 최원영(24, 가명)씨는 “부모님과 함께 TV를 보고 있을 때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이 나오면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를 정도로 민망한 경우가 많다”며 “여성을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 같아 매우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심이영(28, 가명)씨는 “노래보다는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는 걸그룹의 등장이 같은 여성으로서 달갑지 만은 않다”며 “이들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여성관을 심어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걸그룹들의 과열된 섹스어필 경쟁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기의 존재를 대중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기획사에서는 여성의 성 상품화라는 손쉬운 방법을 쓰고 있다"고 꼬집으며 "처음에는 성상품화를 통해 인지도를 쌓는것이 쉬웠으나, 이제는 대중들이 걸그룹들의 노출과 성상품화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과도한 성상품화 경쟁으로 인해 걸그룹 전반적으로 다함께 가라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섹시한 콘셉트로 대중의 눈을 잠깐 사로잡을 수는 있더라도 음악성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실패할 것"이라며 음악은 본질적으로 듣는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