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참여 136개국 중 86위, 20년 동안 ‘거북이걸음’

 

1994년 7월 14일에 열린 여성특별위원회 신설 축하회에서 참석자들이 축배를 들고 있는 모습(위), 당시 여성특위 소속의 민자당 손학규 의원 인터뷰 기사(아래).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1994년 7월 14일에 열린 여성특별위원회 신설 축하회에서 참석자들이 축배를 들고 있는 모습(위), 당시 여성특위 소속의 민자당 손학규 의원 인터뷰 기사(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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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1994년, 20년 전 문화가 친숙하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케이블방송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영향이 크다. 복고 열풍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건·사고도 많은 한 해였다. 성수대교 붕괴와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등은 나라를 뒤흔들었다. 여성계는 기념비적인 해였다. 첫 여성 시장(전재희 광명시장)과 구청장(이현희 대구 남구청장) 탄생, 성폭력특별법 시행 돌입, 110년 만의 여성 목사 탄생 초석 마련 등 정치·사회·종교 전 분야에 걸쳐 여성이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특히 1994년은 이듬해에 치러질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여성 정치세력화의 촉매제가 될 기구가 마련된 해다. 14대 국회 내에 ‘여성특별위원회’(이하 여성특위)가 신설된 것이다. 여성특위는 상설 특위로서 위원회에 회부된 여성 관련 법률안이나 청원 등의 안건을 심사한 후 그 의견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당시 전체 국회의원 중 여성 의원 비율은 3% 이하로 여성계는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헌정사상 최초인 여성입법 전담 기구의 탄생에 크게 환호했다. 

여성신문은 여성특위가 국회 내 설치된 이후 신설 과정과 함께 초대 여성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이우정 의원과 여성특위 신설의 최대 공로자로 꼽히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인터뷰를 지면에 게재했다.(1994.7.15, 제283호) 당시 71세의 고령인 이 의원(민주당)은 “여성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남성 의원들의 이해 부족으로 의원입법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여성특위 설치로 앞으로는 법률의 제‧개정이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여성특위 신설을 반겼다. 이 총장은 “여성의 현안이 많았는데 번번이 뒷전으로 밀려났었다”며 “여성특위 신설로 이제는 그런 일이 없어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여성특위가 세워지기까지는 여성계 시민사회단체의 공이 컸다. 특위의 탄생은 93년 1월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의 상임위 설치 건의를 시작으로 촉발됐다. 같은 해 4월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손봉숙 소장이 특위 신설을 주장하며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94년 들어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신임회장단, 여성유권자연맹, 여성정치연구소 대표 등이 잇달아 양당 대표를 만나며 특위 신설의 물꼬를 텄다. 같은 해 6월 22일 61개 여성단체는 특위 신설을 청원했고, 여성 의원들이 발의해 여·야 의원 38명의 동의를 받아 ‘여성특위 구성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에 양당 총무가 조직 구성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마침내 여성특위가 헌정 사상 50여년 만에 탄생하게 됐다.       

그해 7월 14일에 개최된 여성특위 신설 축하식(1994.7.29, 제285호)에서 이연숙 여협 회장은 “여성 정치참여가 143개국 중 110위에 불과한 부끄러운 수치 개선을 위해 남성과 여성, 여당과 야당 할 것 없이 노력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계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비롯해 현재는 모두 이뤄진 호주제와 동성동본 금혼제도 폐지, 성폭력법 제정을 비롯해 남녀고용평등법 보완, 윤락행위 등 방지법 개정 등 여성 관련 입법 활동을 촉구하며 여성특위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시 여성특위에는 13명(전체 17명)의 남성 의원이 포함됐는데 본지는 94년 7월 22일부터 10월 28일까지 3개월에 걸쳐 여성특위 소속 남성 의원들의 포부와 향후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인터뷰 시리즈(‘여성을 돕는 남성 정치인’)를 연재해 여성특위의 상징성을 부각시켰다.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조세형 의원을 시작으로 차수명 김덕룡 손세일 김원웅 박명환 문희상 박종웅 신진욱 김형오 김해석 손학규 박주천 의원 등을 소개했다. 여성특위 소속 남성 의원들은 ‘여성할당제’를 비롯해 ‘탁아시설 완비’ ‘고용평등 위한 노동법 개정’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 ‘간통죄 폐지’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당시 민자당 소속의 손학규(경기 광명) 의원은 “대학 1학년인 막내 딸의 유럽 배낭여행을 계기로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여성을 묶고 있는 일련의 제도와 법을 정비하는 것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2013년 4월 12일 여의도 국회의원 식당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와 여성단체 대표자들과의 간담회 모습(위), 같은해 4월 일본 정치인들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망언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아래). 새누리당 류지영(왼쪽부터), 김희정, 민주당 유승희,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2013년 4월 12일 여의도 국회의원 식당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와 여성단체 대표자들과의 간담회 모습(위), 같은해 4월 일본 정치인들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망언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아래). 새누리당 류지영(왼쪽부터), 김희정, 민주당 유승희,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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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여성특위는 2010년 3월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로 명칭이 최종 개편돼 여성가족부 소관 상임위원회로 있다. 김상희 위원장(민주당)을 포함해 총 16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는데, 소속 여성 의원은 12명으로 늘어났다. 여가위는 경력단절 여성을 비롯해 가정폭력, 성매매 방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 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청소년 보호 등과 관련한 법률을 다루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성격차지수(GGI)에서 대한민국은 지난해 전체 136개국 가운데 111위(0.635점)를 기록했다. 2012년(108위)보다도 3계단 하락했다. 특히 정치권력 분산은 0.105점(0점에 가까울수록 완전 불평등)을 받아 2012년에 이어 하위권인 86위에 올랐다.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대한민국이지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향한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각계각층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꽃을 피워야 할 때다. 사단법인 유엔미래포럼에 따르면 2013년 12월 기준 전 세계 32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30%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현재 19대 국회에서 절반인 15.7%(전체 300명 중 47명)에 불과하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여성 관련 정부 부처가 없던 때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 법률안을 심의하고 제안할 수 있는 조직이 생겼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예산안 편성 등의 구속력은 없지만 여성 관련 법률 제정 시 여성의 의견을 반영하게 돼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같이 남성 중심적인 정치 문화에서 여성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여전히 하위권이긴 하지만 정치권력지수가 과거 110위에서 현재 86위까지 상승한 것은 여성할당제 도입을 통해 여성의 정치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특위의 탄생으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올해에는 6·4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여전히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기존의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많은 여성 후보들이 선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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