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정치인부터 코미디언까지 다양
여성 인권·건강·교육 등 후원 지속
미국의 인터넷 여성 언론 ‘위민스이뉴스’(Women′s eNews)가 매년 1월 1일 선정하는 ‘21세기를 이끄는 21명의 리더’ 2014년 명단을 발표했다. 위민스이뉴스는 매년 세 가지 독특한 테마를 선정해 분야별 7명씩 남성 1명을 포함한 총 21명의 리더를 발굴해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리더부터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한 숨은 인물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됐다.
여성의 권력을 확대시킨 7명
지난해 미첼 바첼레트의 뒤를 이어 유엔여성 총재에 오른 품질레 음람보응쿠카는 남아프리카 부통령 출신으로 전 세계 여성들의 인권 향상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그가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목표는 ‘여성들의 경제적 역량 강화’다.
미국의 첫 여성특임대사이자 힐러리 클린턴의 오랜 측근인 멜란 버비어는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유명한 여성 리더다. 대사직 퇴임 후 ‘조지타운 여성·평화·안보기관’(GIWPS)의 수장을 맡아 전 세계 평화 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증진시키기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보스턴 커뮤니티캐피털(BCC)의 대표인 엘리스 체리는 저소득층 커뮤니티와 사회적기업에 9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기관을 운영해 있다. 뿐만 아니라 저소득층과 한부모가정 아이를 위한 보육센터와 ‘헤드스타트’ 프로그램(미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자녀 육아 프로그램)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밖에도 2013년 몬트리올 예술영화 페스티벌 그랑프리 수상작인 다큐멘터리 ‘여성, 예술, 혁명’을 연출한 아티스트 린 허시만 리슨, 여전히 가부장적 문화가 남아 있는 기독교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온 자선사업가 에밀리 닐슨 존스, 가족 재단인 ‘매킨토시 재단’을 통해 여성 정치진출을 후원하고 있는 윈섬 매킨토시, 워킹맘들의 권익 지킴이로 꼽히는 사이트 ‘맘스라이징’의 설립자인 크리스틴 로우-핀크바이너도 이 분야 리더로 선정됐다.
세대 가로질러 목소리 높인 7명
남성들이 점령해온 IT 분야에서 유리천장을 깬 셸리 에스크는 인텔재단 사장을 맡아 인텔의 사회공헌사업 그룹을 총괄하며 다양한 여성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5년 전 ‘인텔 걸스 앤드 위민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전 세계 수백 만 소녀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과학기술 분야 진출을 격려했다.
사진기자 파올라 지안투르코는 35년간의 사진기자 생활 동안 네팔의 여행자부터 할머니 운동가까지 55개국 여성들의 다양한 삶을 사진에 담아왔다. 또한 이런 작업을 통해 출판한 사진집의 저작권료를 전액 여성을 위한 단체에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올해 남성 리더의 주인공은 프레데릭 더글러스 패밀리 이니셔티브의 설립자인 케네스 B 모리스 주니어다. 19세기 노예폐지운동의 선구자였던 프레데릭 더글러스와 20세기 흑인 교육가인 부커 T 워싱턴의 후예인 그는 ‘현대판 노예제도’인 인신매매 추방과 여성인권 교육에 앞장서왔다.
또 미국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을 제시한 다큐멘터리 ‘마담 프레지덴타: 미국은 왜 안 되지?’를 제작한 헤더 아네트, ‘전국 섭식장애 연합’ 회장으로 섭식장애를 겪는 청소년과 여성들을 도와온 린 그레페, 전 세계 여성들의 교류의 장인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걸퀘이크’(GirlQuake)의 설립자 데니스 레스타우리, 컴퓨터 및 공학 분야 여성을 위한 NGO ‘걸스 후 코드’(Girls Who Code)의 설립자인 레샤마 사우자니도 명단에 포함됐다.
여성 건강의 진일보 이룬 7명
현재 ‘분쟁 중 성폭력에 대한 유엔 특별대표’로 활동 중인 자이나브 하와 반구라는 분쟁지역의 여성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랜 내전을 겪은 시에라리온의 외무부 장관 출신인 그는 분쟁지역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의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교육이 여성권한 강화의 황금열쇠”라는 그는 유엔과 함께 아프리카 여성 교육에 힘쓸 계획이다.
캐럴 커직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에이본 재단’은 20년 전 유방암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단체다. 2004년 에이본 재단에 합류한 그는 후원금 모금에 능력을 발휘한 것은 물론 지원사업을 가정폭력 여성에까지 확대했다. ‘가정폭력에 소리 내어 맞서요’ 캠페인은 현재 50개국에서 진행 중이며 지난해 유엔의 여성폭력 추방주간엔 26개국에서 소셜미디어 캠페인도 실시했다.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제니퍼 롤링스는 자신의 눈으로 전쟁을 목격하고자 결심하고 지난 11년 동안 분쟁 지역을 돌며 300여 건의 위문 공연을 펼쳐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분쟁지역에서 겪은 이야기를 자신의 쇼에서 전하며 코미디를 이용한 반전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여성들의 재생산권을 지키는 데 앞장 선 카르멘 바로소, 흑인 여성들을 위한 모유 수유 교육을 벌여온 키마리 버그, 세계 곳곳에서 피임 확산과 산모사망률 감소를 위해 노력해 온 질 셰필드, 흔치 않은 무슬림 여성 코미디언으로 팔레스타인 여성과 장애아를 후원해 온 메이순 자이드 등도 여성 건강에 이바지한 인물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