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진 게 아니라 하늘이 뻥 뚫린 듯… 여성 한국은행장도 기대”
여성계 인사들은 특히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업은행 특성상 남성이 행장이 돼야 한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이 있는데 이를 깨고 여성이 발탁된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금래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늘 ‘1호 타이틀’을 달아온 권 행장이 여태껏 그래왔듯 업무를 잘 수행해 성공적인 행장이 돼야 역할모델이 되고 더 많은 여성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여성 금융인들은 오랜 염원이 성취된 데 대해 뿌듯해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금융기관은 ‘금녀의 영역’으로 고위직은 남성들이 독식해왔다. 최근에도 여성 부행장이 한두 명 나왔을 뿐이다. 여성 행장이 나오리라곤 여성 금융인들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유리천장이 깨진 게 아니라 하늘이 뻥 뚫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선진국에선 중앙은행장을 여성이 맡더라. 이젠 우리나라도 여성 한국은행장이 배출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민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 평등인력정책연구실장은 “여정연과 기업은행,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여성경제포럼을 진행 중이다. 1차 포럼을 마쳤고 2014년부터 포럼이 본격화된다”며 “여성이 대표자인 사업체가 전체의 36%가량 되는데 기업은행에서 컨설팅이나 자금 대출을 많이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 실장은 특히 “여성 한부모 등 취약계층의 창업자금 대출이나 금리 인하를 위해 노력해달라. 이들이 창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기업은행이 컨설팅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여성들이 주요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달라는 주문도 많다. 주요 보직을 순환근무해야 관리자로 성장하는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권 신입 여성 직원은 절반 이상인 데 반해 40대가 되면 20%대로 줄어든다. 소매금융 업무만 시킬 뿐 리스크 관리, 기업금융, 투자은행, 외환은 거의 맡기지 않다보니 조직에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 원장은 “민간은행의 경우 본점에 여성 부장이 본점에 거의 없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여성 부장들을 길러낸 것이 눈에 띈다. 훌륭한 여성인재를 본부장, 부행장으로 적극 발탁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