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의 강력한 낙태금지 정책 법정에
엘살바도르의 강력한 낙태금지 정책 법정에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3.12.11 18:25
  • 수정 2013-12-17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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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생명 위독해도 낙태 불허” 낙태 금지 정책 피해여성 베아트리스 대변
여성·인권단체, 정부 상대 배상과 법률 개정 요구 소송 제기

 

지난 6월 베아트리스를 돕기 위해 엘살바도르에서 벌어졌던 거리 시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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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엘살바도르의 낙태 금지 정책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엘살바도르 낙태 비범죄화 시민그룹, 지역 개발을 위한 페미니스트 연합 등 엘살바도르의 여성단체와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정부의 낙태 금지 정책을 비난하며 엘살바도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6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던 제왕절개 사건의 당사자 베아트리스를 대신해 소장을 접수했다. 22세의 여성 베아트리스는 당시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의 합병증으로 심혈관 질환과 신장 질환을 앓고 있었고 뱃속에 있는 태아 또한 무뇌증으로 생존이 불가능했다. 베아트리스는 대법원의 낙태 허가를 요청했지만 임신이 계속될 경우 산모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았는데도 법원은 이 요구를 묵살하다 7주가 지난 후에야 낙태 불허 결정을 내렸다.

결국 법원 판결 다음 날 베아트리스는 마리아 이사벨 로드리게스 보건부장관의 승인으로 임신 26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조산아를 출산했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는 5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사건은 당시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전 세계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받았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긴급한 의료처치를 불허한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베아트리스가 정신적·육체적으로 불필요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했다. 또 정부의 예외 없는 낙태 금지 정책에 대해 미주인권협약과 미주고문방지협약, 미주여성폭력방지협약에서 규정한 여성인권을 주장하며 낙태금지 법률의 개정을 요청했다.

베아트리스 외에도 엘살바도르에서는 강력한 낙태 금지 정책의 부작용으로 사건이 계속 발생해 왔다. 지난해 10월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던 상황에서 자연유산을 한 19세 여성이 살인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고, 임신 9개월에 낙태를 시도한 여성이 30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12월 2일부터 세계인권의 날인 10일까지 낙태권 운동 시민단체인 ‘재생산권 위한 여성 글로벌 네트워크’(WGNRR)는 베아트리스를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진은 이번 캠페인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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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부터 세계인권의 날인 10일까지 낙태권 운동 시민단체인 ‘재생산권 위한 여성 글로벌 네트워크’(WGNRR)는 베아트리스를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진은 이번 캠페인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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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nrr.org
시민단체인 ‘낙태 비범죄화 시민그룹’에 따르면 2000년과 2011년 엘살바도르에서 129명의 여성이 낙태로 인해 구속돼 2년에서 40년에 이르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30명 이상의 여성이 같은 이유로 복역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산부인과 합병증으로 임신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졌다. 여성단체들은 베아트리스의 사례는 정부의 강력한 낙태 금지 정책의 결과이며 엘살바도르 여성들에 대한 정부의 폭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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