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폭행 사건 다룬 영화 ‘소원’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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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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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3년 한국영화계를 밝힌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제34회 청룡영화제가 열렸다. 흥행작이 많았던 만큼 특정 영화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이번 시상식의 키워드는 ‘이변’이었다. 특히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은 모두의 예상을 깬 파격적인 수상이었다.

이번 시상식에서 최고의 이변은 단연 여우주연상이었다. 엄정화와 김민희, 엄지원 등 영화계에 내로라하는 ‘큰 언니’들 사이에서 막내인 한효주가 당당히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대 여배우 기근 속에서 유일하게 연기력과 흥행 모두 놓치지 않았던 그는 청룡영화제의 ‘꽃’이 됐다.

‘감시자들’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한효주는 무대에 올라 “멋지고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도 놀라운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무겁고 무섭다”면서 “이 자리에 서 있게 된 것은 내 능력보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번 수상은 그가 스크린데뷔 후 처음으로 받는 여우주연상이기에 더욱 깊은 의미가 있다. 그간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2010년 MBC 연기대상 등 드라마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그는 스크린데뷔 이후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시도해왔다. ‘반창꼬’에서는 적극적이고 까칠한 여의사로 변신해 털털한 매력을 보여줬고 감시자들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특수 경찰로 분해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소원’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것도 이변이었다. 화려한 캐스팅과 압도적인 스케일로 흥행한 ‘관상’과 ‘설국열차’가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다. 은퇴를 선언했던 이준익 감독의 상업영화 복귀 작인 소원은 아동성폭행 사건, 일명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뤘지만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소원은 여우조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제작자 변봉현 필름모멘텀 대표는 “이 영화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수많은 소원이의 가족들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이준익 감독은 “의외의 수상에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후보들이 쟁쟁했던 남우주연상은 ‘신세계’의 황정민이 받았다. 그는 “영화를 계속 하다 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늘어난다. 집사람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관상’의 이정재와 ‘소원’의 라미란에게 돌아갔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수양대군을 연기한 이정재는 “관상을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지금 이 세상에서 소원이와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야. 힘내”라며 인상적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평생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배우 여진구와 ‘마이라띠마’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을 연기한 박지수가 차지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은 14년째 청룡영화상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사회로 진행됐다. 다음은 제34회 청룡영화제 수상자(작) 명단이다.

▲최우수작품상-소원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황정민(신세계), 한효주(감시자들)

▲감독상-봉준호(설국열차)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이정재(관상), 여우조연상-라미란(소원)

▲각본상-조중훈 김지혜(소원)

▲음악상-모그(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미술상-앙드레 넥바실(설국열차)

▲신인남우상, 신인여우상-여진구(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박지수(마이라띠마)

▲신인감독상-김병우(더 테러 라이브)

▲단편영화상-미자

▲최다관객상-7번방의 선물

▲인기스타상-공효진,김민희,이병헌,설경구

▲촬영상-최영환(베를린)

▲기술상-정성진(미스터고)

▲조명상-김성관(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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