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경색 풀 열쇠는 정부 여당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배려하고 포용하면 경색된 정국 풀릴 것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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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정국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이 성과 없이 끝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18일 행한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포함해 무엇이든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주면 이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여야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것은 일부 진전으로 볼 수 있지만,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국정원 등의 대선 개입 의혹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렇다보니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애당초 특검과 특위는 국회의 몫이고, 대국민 사과와 책임자 문책은 대통령의 몫”이라며 “박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면서 대통령의 몫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 대표도 “책임 당사자인 대통령은 국회에 공을 넘긴 채 정치 밖에서 홀로 민생정치를 한다는 허상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극단적 여야 대치 정국이 지속되면 자칫 연내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준예산’을 편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준예산 제도는 1960년 도입된 것으로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경우, 공공기관 유지비 등 국가 기능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것”이다. 준예산이 편성되면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때와 같이 정부의 재정 집행이 아예 중단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사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복지예산 지원 등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은 ‘치킨게임’(chicken game)의 성격이 강하다. 이 게임은 누구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다가 결국 어느 한 쪽이 굴복하면서 종료된다.

지난 1962년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를 둘러싸고 미국과 옛 소련 간 군사적 대립이 대표적인 치킨게임이다. 1962년 10월 14일 미국의 첩보 정찰기 U-2는 핵 미사일을 싣고 쿠바로 향하는 소련 배를 발견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의 후르시초프 공산당 서기장에게 소련 배가 쿠바 근처 바다에 설정한 봉쇄선(sea lane)을 넘어오면 미국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해 공격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결국 사건 발생 13일 만에 소련 배가 회항해 게임이 종료됐다. 소련이 겁쟁이라는 조롱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자칫하면 핵무기가 동원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정부 여당은 민생을 앞세우며 야당을 굴복시키려고 할 것이고, 야당은 국회 선진화법을 무기로 끝까지 버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야 간에 벌어지고 있는 치킨게임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치킨게임은 일종의 폭탄 돌리기 게임과 유사하다. 보통 상대방에게 폭탄을 미리 던지는 측이 유리하다.

민주당은 이미 여당에 특검이라는 폭탄을 던졌다. 따라서 폭탄을 안게 된 여당이 결정을 해야 종결된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야당이 제기한 국정원 개혁 특위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응은 냉랭했다. 야당이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특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특검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신야권 연대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치킨게임의 특성과 야당이 처한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정국 경색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정부 여당에 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결정적 실패 피하기’를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2004년 3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다. 그것도 한나라당과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로 정치를 했다.

현 시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야당 대표 시절 2년3개월 동안 노 전 대통령에게 무엇을 요구했고, 무슨 말을 했는지를 복기하는 것이다. 당시 국가보안법 개정 등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은 극한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양보는 노 전 대통령이 했다. 배려란 원래 힘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힘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야당을 배려하고 포용하면 경색된 정국이 비로소 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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